재한 일본인 “위안부 문제 사죄합니다”
재한 일본인들로 구성된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회원 1200여명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 각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단체 서울지부 회원 500여명은 이날?서울 중구 서울광장 앞에서 시작해 종로구 탑골공원까지 평화행진을 진행했다.
한복과 기모노를 나눠 입은 이들은 태극기와 일장기를 들고 ‘한일 우호’와 ‘위안부 문제 사죄합니다’라는 구호를 앞세워 행진했다.
이들은 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한일 양국간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먼 이국땅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분들께 같은 여성이자 일본 사람으로서 진심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한국과 일본의 국제결혼 자녀들이 느끼는 아버지의 나라, 어머니의 나라가 평화를 이뤄내는 동반자가 되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일본제국주의 시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에 줬던 비인도적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특히 위안부 문제를 만천하에 밝히고 사죄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한일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은 춘천, 청주, 전주, 대구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는 행사를 열었다.
강원지부 회원 50여명은 강원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한국 노래 ‘고향의 봄’과 일본 노래 ‘후루사토(고향)’ ‘통일의 노래’를 부르며 한일 양국 관계 회복을 기원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문을 발표한 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며 큰절을 올렸다.
이어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특별조사팀을 구성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대전충남지부 회원 60여명은 대전역 서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우에노 마끼꼬(48·여) 대전지부 대표는 집회에서 “우리의 사죄가 과거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인 죄를 씻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우리 양심의 목소리를 차마 무시할 수 없었다”면서 “이런 마음의 작은 메아리가 양심적인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경남지부 임원 6명은 통영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생존 피해자인 김복득(95) 할머니를 찾았다.
고모리 유키에 대표는 “이번 방문 자체가 조심스럽고 행여 더 상처를 주지 않을까 염려됐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할머니는 “죽기전에 꼭 일본정부의 사죄를 받아내고 싶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인들이 찾아와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