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2/10] 유럽 각국, 아사드 정권 붕괴에 시리아 난민심사 중단
1. 중국, ‘반독점법 위반’ 엔비디아 조사 착수
–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가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음. 9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총국)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음. 엔비디아는 멜라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국이 제한적으로 조건을 부과해 승인하도록 한 결정의 공고 제16호를 위반한 혐의를 받음.
–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약 8조5천억원)에 인수. 당시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신제품을 제공한 뒤 90일 안에 경쟁사에도 정보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한 바 있음. 중국 정부의 조사 착수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미국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2% 하락.
– 최근 몇 주 동안 중국과 미국은 엔비디아가 장악한 AI칩 분야에서 수출과 관련한 충돌을 겪고 있다고 AFP는 짚었음. 미국이 AI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중국은 보복 차원에서 중국산 갈륨, 게르마늄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음.
– 중국은 고성능 반도체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주요 공급국. 블룸버그통신은 산업 내 엔비디아의 입지 때문에 이러한 미중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 구도의 한가운데에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고 해설. 엔비디아는 미국의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중국 고객용 맞춤형 AI칩을 계속 개발해왔다고 통신은 덧붙였음.
2. 중국 당국 눈밖에 났던 마윈, 4년만에 중국내 행사 등장
– 중국 정부의 규제를 과감하게 비판한 뒤 은둔생활까지 했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중국 내 공개 석상에 4년 만에 등장. 9일 중국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시나테크놀로지 등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 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앤트그룹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앤트그룹의 앞으로의 20년”을 주제로 연설.
– 마윈은 “여러분과 함께 알리페이 20주년을 축하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모두가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년 전 인터넷이 막 도입될 때 앤트그룹은 운이 좋게도 그 기회를 잡았다”고 운을 뗐음. 그는 이어 “앞으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혁은 모든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면서 “AI가 모든 것을 바꾸겠지만,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음.
– 그는 또 “우리가 미래에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20년간 과학기술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게 만든 것과 같은 일들이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AI가 우리에게 감성을 부여하게 하고, 그 감성을 다시 AI에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 이날 행사에는 앤트그룹의 펑레이 전 회장과, 징시엔둥 이사장 겸 회장도 참석. 징 회장은 이날 한신이 총재가 내년 3월부터 앤트그룹의 회장을 맡는다고 밝혔음.
– 한때 중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던 마윈은 20년 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도입해 중국의 결제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인물로 평가받음. 그러나 2020년 10월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포럼에서 작심하고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한 것을 마지막으로 마윈은 중국 내 공개석상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
– 마윈의 발언을 심각한 도발로 규정한 중국 당국은 직후 마윈이 직접 지배하는 알리바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상장을 무산시켰고, 이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규제를 강화. 특히 알리바바는 수조원대 반독점 벌금 폭탄을 맞는 등 당국의 규제 시범 케이스가 됐음. 중국 당국의 눈 밖에 났던 마윈은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6월 일본 도쿄대에서 연사로 나서는 등 공개 행보에 시동을 걸었음.
3. ‘비리 척결’ 중국, 전국 50만곳에 조사단 파견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군·금융계 고위급을 넘어 행정구역 가장 하급 단위인 ‘촌'(村)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음.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전국 50만개 촌급 농촌마을에 수만 명의 부패 조사관을 파견해 점검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 ‘비리 척결’을 위시로 촌급 단위까지 대규모 조사단을 파견한 것은 중국에서도 최초.
– 올해 2월 도입된 규정에 따라 당 시·군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촌급 단위가 처음 포함. 중국에서는 올해 1∼3분기에 농촌 마을에서 7만7천명이 부패·비리 혐의로 징계 처분을 받았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수치. 앞서 리시(李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이번 발표를 앞두고 “당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부정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
–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 사회 특성상 아는 사람으로 연결된 경우가 많아 상위 기관에서 하위 단위로 조사단을 파견하는 것이 해결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익명의 한 촌급 공무원이 SCMP에 말했음.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하듯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이날 최근의 민생 관련 부패범죄 선고 결과를 공개하며 매우 작은 단위의 부정부패라는 뜻의 ‘잉탄이푸'(蠅貪蟻腐·파리의 탐욕과 개미의 부패) 처벌의 중요성을 설파.
– 한편, 시 주석 집권 이후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고강도 반부패 드라이브는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위층을 겨냥.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이 둥쥔 국방부장(장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미국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달 말 보도하기도 했음.
4. 대만군 “중국군 비행제한구역 7곳 설정에 대응”
– 대만군은 9일 중국군이 중국 연안 지역에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하고 대만 인근 해역에 해군과 해경국 함정을 파견하는 등 ‘회색지대 도발’을 하고 있다며 경계태세를 최고 수위로 높이고 이에 대응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음.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저장성과 푸젠성 동부 일대 공역에 임시 비행제한구역 7곳을 설정했다고 발표.
– 국방부는 이에 비상대응본부를 설치하고 각급 부대에 적 동태를 면밀히 감시하는 등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음.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러한 조치에 대응, 적의 위협과 기상 조건, 전술적 위치를 고려한 전투준비 훈련을 시작했다”며 “외딴 도서지역 부대는 중국 해경 등의 선박 활동에 대비해 해순서(海巡署·대만해경)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
– 해순서도 중국 해안경비함 7척이 이날 오전부터 대만을 상대로 ‘회색지대 전술’을 통한 도발에 나섰다며 “중국은 우리 해역을 침입하거나 사법 조치를 시행할 권리가 없으며, 대만은 이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발표.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어선 등으로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려는 행위를 뜻함.
– 이와 관련, 대만 안보 소식통은 중국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령 경유 해외 순방 보복 차원에서 또 한차례 군사 훈련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음. 로이터는 또 대만 안보 소식통을 인용, 현재 대만과 일본 남부 도서, 동중국해·남중국해 인근 해역에 중국 해군과 해경국 함정 약 90척이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음.
5. 태국서 목 비트는 마사지 받은 가수, 전신마비로 사망
– 태국에서 목을 비트는 마사지를 받은 여성 가수가 전신 마비 등 후유증으로 숨졌음. 9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더네이션·타이PBS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태국 전통가요 가수인 차야다 쁘라오 홈이 전날 태국 북동부 우돈타니주의 한 병원에서 혈액 감염과 뇌부종으로 사망.
– 그는 지난 달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지난 10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우돈타니주의 같은 마사지 가게에 세 번 갔으며, 그 이후 몸에 마비가 왔다고 밝혔음. 그는 처음 두 차례 마사지에서 같은 마사지사가 목을 틀어주는 마사지를 해줬으며, 첫 번째 마사지를 받은 지 이틀 뒤에 머리 뒤쪽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팔다리가 마비되는 느낌이 왔다고 말했음.
– 그는 이후 두 번째 마사지를 받고 2주 후에는 몸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심해져 침대에서 몸을 뒤집을 수 없을 지경이 됐다고 밝혔음. 이 때문에 진통제를 먹었지만, 너무 아파서 잠도 잘 수 없었다고 함. 차야다는 당시 “어머니가 마사지사이고 나도 어렸을 때부터 태국 마사지를 공부했다”면서 “마사지를 의심하지 않았고 (전신 통증)이 단순히 내가 마사지를 다시 받은 결과라고 생각했다”고 설명.
– 그러나 그는 세 번째 마사지를 손힘이 강한 마사지사에게 받은 뒤 온몸에 붓기와 멍이 들면서 몸통까지 감각 마비가 와 2주 뒤에는 오른팔을 들어 올릴 수 없게 됐다고 했음.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릴 때는 몸의 절반 이상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고 말했음. 차야다는 “나는 회복해야 한다. 이미 일하고 싶다”면서 “내 이야기가 마사지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
– 이후 지난달 중순 차야다의 상태가 한층 나빠져 침대에 누워서 움직일 수 없게 됐으며, 이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음. 이와 관련해 태국 보건부의 아르꼼 쁘라딧수완 보건서비스지원국 부국장은 “마사지 가게 측이 (사망자에게) 제공한 마사지 서비스가 올바른 시술인지, 태국 전통 마사지의 표준 패턴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가게가 관련 면허를 받았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음.
6. 유럽 각국, 아사드 정권 붕괴에 시리아 난민심사 중단
– 시리아의 권위주의 정권이 반군의 반격에 무너지자 유럽 각국이 시리아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 대규모 난민 유입에 따른 치안과 사회갈등 악화, 정치적 양극화 등 현실적 난제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명분이 생기자 촉발된 이민규제 강화 신호로 관측.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이민난민청은 시리아 독재정권의 붕괴를 이유로 들어 시리아 피란민 망명 심사를 보류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음.
–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이번 결정이 이미 허가된 망명 자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시리아 정세가 명확히 평가될 때까지 망명 신청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음. 현재 독일에서 계류 중인 시리아인 망명 신청은 4만7천270건.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정부도 시리아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도 조만간 이같은 조치를 시행할 계획.
– 유럽 국가들의 이번 동시다발적 조치는 이주민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추세 속에 이뤄졌음. 유럽연합(EU)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격화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EU에서 난민으로 보호받는 시리아인은 130만명 정도. 이 기간에 시리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한 이주민의 전체 규모는 내전 전 시리아 인구의 20% 정도인 450만명 정도에 달함.
– 이들 국가는 인도주의와 노동력 확충 차원에서 받아들인 시리아 이주민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사회적 혼란에 시달렸음. 민족주의 보수 진영에서는 치안 불안과 실업 증가 등의 원인으로 이주민을 지목하며 난민을 포용하는 정책 기조를 비판. 이민자에 대한 분노에 따른 사회 분열을 동력은 삼은 극우, 극좌 포퓰리스트들은 일부 국가에서 집권에 참여할 정도로 득세해 이민규제 강화를 압박.
–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시리아 내전의 실제 종식은 둘째치고 이민규제를 강화할 확실한 명분으로 작용하는 모양새. 실제로 유럽 각국 우파 진영은 한발 더 나아가 시리아 피란민을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
– 시리아에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끌던 폭압적 권위주의 정권이 반군에 무너지면서 내전 종식의 기대가 큼. 그러나 시리아 주요 반군 중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많고 서로 적대적인 세력도 있어 내전이 실제로 끝날지, 민주적인 정권이 출범할지 미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