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통화 서비스와 망중립성


최근 LG유플러스가 음성통화 서비스(mVoIP)를 전면 허용하기로 발표했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불거진 이번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 문제는 LG유플러스의 발표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무선 통신관련 분야에서 가장 핫이슈는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였다.?먼저 이 문제에 대한 이동통신사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동통신사의 주 수익원인 음성 통화에 대한 무료 서비스는 이동통신사의 큰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데이터 사용량 폭증으로 이용자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것이고 이용자 불만은 이동통신사에게 집중될 것이다. 셋째,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따른 통신망 투자가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른 이익은 서비스업체에게 돌아가니 서비스업체는 통신망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어야 하고 이용자의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런 이동통신사 이야기는 하나하나?반박이 가능하다.

첫째, 음성통화 수익 감소와 고객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당 평균 수익)의 감소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이미 몇 년전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고,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는 이미 국내외 다양한 서비스가 있다. 물론 ‘카카오톡’ 만큼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 역시 해당 서비스를 인정하고 있다.

둘째, 데이터 사용량 폭증은 이미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상태에서 단순하게 ‘카카오톡’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문제가 아니다. 단순 음성 통화 서비스나 메시지 서비스보다 더 많은 데이터 통신이 필요한 스마트폰용 온라인 게임까지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폭증의 책임을 하나의 서비스 회사를 희생양 삼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통신사의 기본적인 서비스 품질에 대한 추가 투자 부담을 줄이려고 하는 엄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셋째, 통신망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으면서 자동차가 너무 많아 평균 속도가 떨어지고 이용자 불만이 증가하니 추가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비용을 자동차 생산업체에게 부담하라고 말하는 수준의 문제이며,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려서 그 비용으로 도로를 늘리겠다는 수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더 구체적인 데이터와 답변이 있지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망중립성으로 표현되는 이동통신망의 공공성에 대한 부분이다. 이동통신사의 주파수는 기본적으로 공공재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투자를 해야하는 기업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수의 기업에게 과점을 인정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었다. 현재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수년째 매년 10조 이상의 매출과 1조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전체 이동통신시장을 기준으로 해도 수년째 이동통신 3사는 매년 20조 이상의 매출과 2조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이런 이동통신 3사가 이동통신망에 매년 새로 투자하는 비용이 2조 정도이다.

이에 반해 매년 마케팅 비용으로는 6조 이상의 비용을 쓰고 있다. 이런 비용 구조속에서 비용에 따른 엄살을 떨면서 공공재를 과점하여 사용하고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망중립성을 저해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데이터 유통 시장을 독과점한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생산업체에 대한 횡포이다. 데이터망을 이용한 무료 통화는 이미 많은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 규제하는 나라는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그?나라들은 이동통신망 사업을 한국처럼 과점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방형 시장을 형성하여 해당 서비스 사업자에게 서비스 선택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 망중립성의 적용은 단순히 무료 통화서비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통신망을 이용한 서비스에 적용돼야 하는 이야기이다.

둘째는 시장의 변화이다. 이미 이동통신 시장은 음성통화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고 있다. 음성 통화는 기술적으로 데이터 통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무선 통신 사용에서 음성 통화 비율은 앞으로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미 스마트폰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이 가능한 음성 통화용 디바이스라기 보다는 음성 통화 기능이 들어 있는 개인 휴대용 소형 컴퓨터라는 인식으로?전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음성통화가 이동통신사의 주 수익원이니 이를 지켜달라고 말하는 것은 세상의 네트워크는 광통신으로 변하고 있는데 전화 모뎀 통신이 주 수익원이니 사람들이 광통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는 수준의 이야기이다.

현재의 국내 스마트폰 보급을 주도한 것은 이동통신사이며, 시장 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또한 공공재를 제한된 경쟁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하면서 오랜기간 안정적인 매출과 순이익을 가져간 이동통신사는 이제 새로운 무선 통신시장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에 적응해야 할?때이다. 이런 기준에서 이번 LG유플러스의 발표는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보여 환영할만하다.

앞으로 진행될 이동통신사들의 행보는 IT 강국 대한민국이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앞으로 계속 IT 강국으로 남아있을?지를 평가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One comment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