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꽃’에서 ‘막말녀’로 “임수경 의원님, 변절자란···”

1989년 전대협 대표로 평양을 방문해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임수경 씨. <사진=온바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알아?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야 ~ 너 그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인) 하태경 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아~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 버릴꺼야”

“개념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너 몸 조심해 알았어”

통합민주당 임수경 의원이 3일 오전 한국외대에 재학중인 대학생인 백요셉(28)씨에게 한 말이다. 백씨는 탈북자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국회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됐으며 과거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서 임수경 의원의 1989년 평양방문과 관련이 있으며 그 이후 가까이 지내온 사이이다.

두 의원의 공통점은 과거 학생운동 시절, 통일운동에 앞장 섰으며 대학을 졸업하고도 재야 통일운동에 몸담았다는 점이다. 그 이후 임 의원은 통일운동의 연장선에서 활동을 해오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고 하 의원은 열린북한 대표를 맡아 북한인권 운동을 해오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해운대기장을)에서 당선됐다.

이 둘의 또다른 공통점은 북한 김일성에게 충성을 맹세한 주사파 학생운동가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거의 이력에 비춰보면 임 의원이 보기에 하 의원은 ‘변절자’인 것이다.

막말 논란이 확산되자, 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다. ‘변절자’는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함께 한 하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을 지적하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임 의원의 인식은 새누리당 간 것이 변절자이고 탈북이 변절이다. 지난 과거를 들추고 싶지 않지만 전대협, 한총련, NL계열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김일성 장군님’에게 충성을 맹세한 주사파였다.

나 역시 ‘김일성 장군님’에게 충성을 맹세했으며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 중앙간부로 활동했다. 만민의 행복과 풍요는 사회주의 혁명으로 가능하다고 믿었고 김일성을 민족의 지도자로 진심으로 삼았었다.

전대협의 대표로 평양을 방문한 임수경 씨 스스로가 과거를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에 대학마다 활동가조직이라는 지하조직이 있었으며 활동가들은 충성을 맹세하는 일종의 의식을 치렀다.

임 의원은 ‘변절’을 운운하기 전에 분명한 자기 생각을 밝혀야 한다. 현재 북한사회를 어떻게 보며 북한의 세습통치를, 북한의 정치수용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주사파 학생운동 출신의 통일운동가로서 변절하지 않은 임수경 씨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밝혀야 한다.

과거 학생운동가들 중에는 일부가 북한을 비롯해 사회주의 나라의 현실을 보고 과거 사상과 철학, 이론, 방법에 대해 근본적 자기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자기 사상의 혁명’을 이뤘다. 이를 두고 임수경 씨와 같이 변절자라며 손가락질?했다.

과거 학생운동의 정신과 에너지는 민족과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청년학생의 애국애족에서 비롯됐다. 청년학생들이 자신의 몸을 던질 수 있었던 이유도 애국 충정과 정의감에 충만했던 그 동기가 순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기가 순수했다고 해도 과거의 행동과 실천이 역사 발전과 사회 정의에 반했다면 분명한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한다. 불리한 과거는 모호하게 대응하고 과거의 이력과 명성으로 정치인으로서 입신양명을 꿈 꾼다면 이것이야말로 운동가로서 변절이다.

386세대로 불리는 과거 학생운동가 중 일부는?임수경 씨와 같이 이미 운동가로서 변질돼 여의도를 기웃거리며 침을 흘리고 있다. 독재를 독재라 말하지 못하고 굶주리고 억압 받는 동포들은 외면한 채,?민족과 통일, 진보의 이름으로 독재자를 비호하는 ‘변질된’ 그들이야말로 민족과 역사 앞에 머리 숙여야 한다.

역사는 실제이다. 남북을 가로 막은 철책선이 철거되는 날, 누가 변절자인지는 명확해질 것이다. ‘통일의 꽃’ 임수경 씨는 억압 받는 동포를 외면하고 독재자를 비호한 인물로 역사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운동가는 사회적 약자와 역사 정의의 편에 서서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임수경 의원님, 누가 변절자인가? <온바오닷컴/김병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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