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난입 “美 연방 의사당 내 총격 부상자 사망”

시위대가 의회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막고 있다


무너진 미국 민주주의 총상·폭탄·통금·군 출동
바이든 대통령 인준 방해···시위대 속 태극기도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에 수백명이 난입해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여성 1명이 의회 내에서 총에 맞아 후송됐으나 숨졌다. 세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미 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개탄이 이어졌다.

상·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개최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폭동 진압 경찰과 주방위군이 투입되면서 상황은 일단 진정됐지만 바이든 대통령 인준 역시 오후 6시(현지시각) 현재 미뤄지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의사당 동쪽과 서쪽 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다. 바리케이드를 친 의회경찰이 최루가스를 터뜨리며 막아섰지만 수천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위대는 오후 2시 15분 의사당 서쪽 저지선을 돌파하고 의사당 건물로 들어갔다. 미 CNN이 전한 의사당 내부 장면에서는 시위대가 휴대폰을 들어 내부를 촬영하고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적힌 깃발, 성조기, 노예제 옹호의 상징인 남부연합기를 흔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위대는 상원 회의장을 잠그려 했다”며 “한 여성은 ‘의회를 체포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특히 시위대 중 최소 12명 이상이 총기를 소지했고, 방망이 등을 들고 와 유리창과 문 잠금장치를 깨려는 시위대도 있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원회의장에서는 의회경찰이 큰 책상 등으로 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총을 겨누는 긴박한 장면도 연출됐다. 또 일부 시위대가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실에 들어가 그의 사진을 떼고, 기물을 뒤집기도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대선 결과 확정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를 진행하던 의원들은 시위대 난입 후 긴급히 대피했다. 상원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피해야 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늘 이 반란 사태는 대통령이 일으킨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사당 인근 공화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 건물 인근에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공화당 건물에서는 파이프 폭탄 형태 폭발물이 발견돼 해체됐다.

난입 상황은 오후 4시 넘어 워싱턴은 물론 인근 버지니아·메릴랜드주(州)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의사당 건물 내에서 시위대를 체포하고 쫓아냈고, 의사당 계단의 시위대도 해산해 백악관 인근 내셔널몰 쪽으로 몰아갔다.

군도 출동했다. 워싱턴 DC 주방위군이 일단 나섰고, 미 국방부는 필요한 경우 추가로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워싱턴 시내에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며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공화당 출신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시위를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김정일 시카고 ‘VOKA’(Voice of Korean America) 해설위원은 “이날 시위는 예정돼 있던 것으로, 시위대 중에는 태극기를 든 사람도 눈에 띄었다”며 “가슴에 총을 맞은 시위대 여성은 중태에 빠졌으며 진압 경찰이나 시위대 등 어느쪽 총에 맞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해설위원은 “바이든 당선자는 시위대에 자제 요청을 했다”며 “트럼프 백악관은 아직 공직적인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시위대는 트럼프 지지자 외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포함돼 있다”며 “상하 양원은 오늘 밤 의회를 재소집, 인준절차 마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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