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집콕’하며 서울대 명강의 누구나 들을 수 있다

SNUON 홈페이지 강좌목록 화면

스누온에서 서울대 ID로 200여 인문·예술·과학강의 수강
이준구 교수 경제학원론, 김헌 그리스로마신화 강의 인기

[아시아엔=박수진 <서울대총동창신문> 기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온라인 교육에 의지한 것은 어린이와 대학생만이 아니다. 지난 두달간 수백만명의 성인들도 온라인 강좌에 등록했다. 몇 년간 어려움을 겪은 거대 온라인 학습 네트워크가 ‘르네상스’를 맞았다.”

지난 5월 <뉴욕타임스>는 ‘MOOC(온라인 공개강좌)’가 재유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2012년 하버드와 스탠퍼드, MIT 등이 대학의 강의를 녹화해 공개하면서 MOOC 열풍이 분 지 8년 만이다. 잠시 주춤했던 온라인 강좌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SNUON에서 제공하는 ‘SNU 고전 100’ 전예완 교수 강의 화면

배움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고, 듣고 싶은 것 가운데 서울대 강의가 있다. 가령 서울대총동창회 사무국에는 서울대의 동영상 강의를 듣는 방법을 묻는 졸업생들 질문이 꾸준하다고 한다.

서울대 건축학과 69학번 김종훈씨는 “서울대 졸업자로서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다”며 “다시 대학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대학과 동창회가 온라인 등에서 평생교육 학습을 제공해달라”고 말한다.

서울대의 경우 졸업 후에도 명강의를 듣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누온’(SNUON)을 통해서다. 재학생과 졸업생,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다. 2020년 7월 현재 서울대 학내 구성원인 재학생과 졸업생은 240개, 비동문 일반인은 108개 강의를 볼 수 있다. 강의자인 교수가 동영상의 공개 범위를 정한다.

스누온에서 제공하는 강의 분야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과 예술, 의약학 등 다양하다. 학생들 사이에 소문난 인기 강의와 재학생이 듣기 어려운 정년퇴임 교수의 명강의도 남아 있다. 실제 한 학기 동안 통째로 촬영한 강의는 학생들에게 던지는 교수의 농담까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최근 스누온에 푹 빠져 여러 강의를 들었다는 이 대학 수의학과 66학번 이국희씨는 “스누온에서 들은 인문학과 예술 강의 등이 나이 들어서도 세상을 넓게 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울대 스누온 로그인 화면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일상생활 속의 통계학’(류근관 경제학부 교수) ‘한반도와 국제정치’(조동준 정치외교학부 교수) ‘손에 잡히는 형사소송법’(이상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의 강의가 올라와 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소장 최인철 교수의 ‘행복심리학’ 강의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문학 분야는 스테디한 성격의 강의가 많다. 서울대에서 10년 넘게 계속된 김헌 교수의 ‘그리스 로마신화’ 강의를 비롯해 ‘현대철학사조-현대철학의 거장들’(박찬국 철학과 교수), ‘중국고전명시 읽기’(김월회 중어중문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공학 분야의 경우 수업 전 예습 목적으로 보는 역전학습(Flipped learning) 강의는 다소 전문성이 높지만 최신 흐름이 담겨 전공지식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인공지능과 신재생에너지, 건축사 등의 주제의 강의가 올라와 있다.

자연과학 분야는 ‘재미있는 생명공학 이야기’(이창규 농생명공학부 교수) ‘동물해부생리학 입문’(임정묵 수의학과 교수) 등의 강의가 있다. 최선호 물리천문학부 교수의 ‘물리의 기본’ 강의는 ‘누구나 쉽게 배우는’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고등학교 졸업자 수준에 맞춰 가르친다.

의약학 분야는 ‘사람 뇌의 구조와 기능’(정천기 의학과 교수) 등의 강의가 올라와 있다.

이준구 경제학과 명예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경제원론’과 대중 과학강연을 해온 김희준 화학부 명예교수의 ‘우주와 생명’ 등도 스누온에서 들을 수 있다.

그밖에 재학생 인기강좌인 ‘SNU 고전 100’이 2019년 버전으로 올라와 있다. 학내외 전공 교수들이 단테 ‘신곡’,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칼 세이건 ‘코스모스’ 등 고전을 1시간 안팎의 강의를 통해 안내한다.

스누온의 동영상 강의 시스템은 서울대총동창회의 적극적인 지원 덕택이다. 총동창회는 2012년 서울대 본부와 장학연구지원사업기금 협약을 체결하고 그 일환으로 교수 강의 동영상 강좌 사업을 진행했다.

서울대의 우수한 강의를 동영상 강좌로 개발해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대학의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재학생에게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2012년부터 서울대총동창회가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 예산을 지원해 2년여에 걸쳐 50여 개의 동영상 강의를 개발했다. 예산은 무인 녹화시스템 강의실을 구축하고, 학기 중 강의를 촬영해 편집하는 비용 등으로 쓰였다.

2013년 가을 ‘열린 강좌’라는 이름으로 1기 강의 13개를 공개하고 학내외에서 4,000명이 수강해 서울대 강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확인됐다고 한다. 그전까지 일부 대학에서 강의를 단편적으로 일반에 공개한 적은 있었지만 한 학기 강의를 통째로 녹화해 제공하는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었다.

이어 2기 9개, 3기 31개 강의를 올려 2년반 만에 53개의 동영상 강좌를 구축했다. 서울대의 스누온 공개 이후 경희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 자체 플랫폼을 제작해 온라인 공개 강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누온은 연 20여 강좌 업로드를 목표로 기획해 스튜디오 촬영과 실제 강의 촬영 등의 방식으로 제작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제 학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듣는 비대면 동영상 강의는 eTL(e-Teaching & Learning)에 올라오고 있다. 스누온과는 별개 콘텐츠다.

학생들이 듣는 비대면 강의 동영상의 공개를 원하는 의견도 일부 있다. 하지만 교수를 비롯한 실무자들은 강의용 동영상과, 스누온처럼 대중을 위한 지식나눔 목적의 동영상 강의는 기획 방향이 달라 향후 다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인 셈이다.

모든 강의를 들을 수는 없어도, 코로나19를 계기로 향후 온라인 공개 강의 제작이 더욱 활성화될 것을 기대된다. 초기에 비해 강의 녹화 인프라도 크게 개선됐다.

여정성 서울대 기획부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개선하는 기회가 됐다”며 “비대면 수업 때 진행한 온라인 화상 강의를 녹화해 스누온에 탑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누온에 양질의 강의가 꾸준히 올라오지만, 스누온 존재가 잘 알려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관계자는 “현재 일반인과 졸업생의 접속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편”이라며 “서울대 포털 아이디가 있어야 접속할 수 있는데 재학생이 아닌 사람도 가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휴면 계정을 복구하거나 신규 아이디를 만들어 홈페이지(etl.snu.ac.kr)와 스마트폰 앱 ‘코스모스’에서 스누온 강좌를 들을 수 있다.

○PC로 스누온 강좌 듣기

①SNUON 홈페이지(etl.snu.ac.kr)에 로그인 한다.
*서울대 포털 아이디(SNU ID)가 없을 경우 ‘회원가입’을 누른다(서울대 동문은 사용자 유형에서 ‘학생 및 졸업생’ 체크 후 가입 진행한다. 아이디 생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
②로그인 후 왼쪽의 SNUON 메뉴에서 ‘강좌 목록’을 클릭한다.
③관심 있는 강좌를 찾아 수강신청 한다.
④왼쪽 SNUON 메뉴의 ‘MY SNUON’> ‘나의 수강강좌’ 메뉴에서 강의를 듣는다.

○모바일로 스누온 강좌 듣기

*서울대 포털 아이디 만들기와 수강신청은 PC에서 가능하므로 미리 홈페이지에서 완료해둔다.

①안드로이드는 구글플레이, 아이폰은 앱스토어에서 ‘코스모스(COURSEMOS)’앱을 다운받는다.
②앱 첫 화면 가장 위 칸에 ‘서울대학교’를 적고 아래에 뜨는 ‘서울대학교’를 누른다.
③다음에 나오는 서울대 eTL 화면에서 ‘통합인증 로그인’을 선택한다.
④서울대 포털 아이디로 로그인 한다.
⑤수강 중인 강의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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