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모 성명 “집권당 폭정의 서곡 울려···야당, 의원직 총사퇴 각오를”
[아시아엔=편집국]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공동대표 이호선 외)은 29일 “유례없는 폭정의 서곡이 울리기 시작하였다”며 “여당에게 경고한다. 지금처럼 폭주한다면 국민 불복종, 저항의 태풍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정교모는 이날 ‘여당의 입법 폭주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아무리 집권당이라도 명색이 대의기관인 국회라면, 그 국회의 태생과 본질이 무엇인지 돌이켜 봐야 한다”며 “야당은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언제든지 의원 총사퇴를 감행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여당의 입법 폭주를 강력히 규탄한다
유례없는 폭정의 서곡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7월 28일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법안소위 심사절차도 거치지 않고 기립표결로 부동산 조세 관련 법안들을 비롯한 각종 법안에 대한 본 회의 상정을 의결했다. 오는 8월 4일 이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조세 관련 법안은 국민의 재산과 의무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정부가 밀어붙이더라도 국회가 이를 견제해야 한다. 아무리 집권당이라도 명색이 대의기관인 국회라면, 그 국회의 태생과 본질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의회는 조세를 부과하려는 절대 권력과의 싸움에서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비린내 나는 혁명의 시작들도 대부분 국민의 고혈을 짜내기 위한 권력과 이에 저항하는 백성간의 싸움이 그 뿌리였고, 그래서 만들어진 원칙이 “대표 없이 조세 없다 (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는 것이었다. 근대 헌법의 대원리 중의 하나이면서, 조세법률주의로 표현되는 이 국가 권력 제어 원칙은 자유민주국가에서 포기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그런데 법률을 개정하지 않고 물가상승과 소득증가 등 객관적인 경제 여건에 관한 고려 없이 공시지가를 멋대로 올려 사실상 법률 없이 증세를 하던 정부가, 이제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떠넘기기 위해 졸속 정책을 국회의원 176석, 상임위원장 전석 독점에 기대어 무지막지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이 과정에 어떤 국민의 대의가 있다는 말인가.
그 뿐만 아니라,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하여도 6.15 남북 정상회담 직전의 ‘비밀이면합의서’의 진위 파악을 위해 청문절차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는 야당의 요청은 여지없이 묵살되었고, 여당 단독으로 의결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임명해 버렸다. 지금 국회에는 헌법을 농단하고, 자유민주적 질서를 유린할 법안들이 여당발로 쏟아지고 있다.
정권에 불리하고 눈에 거슬린다고 특정인 검찰총장을 쳐내기 위하여 검찰총장의 수사권을 박탈하여 법무장관에게 주라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라는 요상한 기구의 권고안은 곧 입법으로 이어질 태세이고, 정권의 옹위 기층세력의 먹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이른바 ‘민주시민교육법안’들도 올라와 있다. 법의 외피를 쓴 전체주의의 그림자가 본격적으로 어른거리고 있는 것이다.
여당이 권력의 주구가 되어 국회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야당은 무력함 속에 수적 열세만 핑계 대는 속에 언제까지 국민이 그 압제를 감내하며, 일부 정권 기생충의 희생 제물로 살 수는 없다. 거대 여당에게 경고한다. 지금처럼 폭주한다면 국민 불복종, 저항의 태풍은 시간문제이다. 그리고 야당은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언제든지 의원 총사퇴를 감행할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집권 여당의 법의 껍데기를 빈 사실상 인치주의(人治主義)의 퇴행적 역사가 이쯤에서 중단되길 강력히 촉구한다.
2020. 7. 29.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