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제, 코로나19로 역대 최악 예상···상반기 관광객 0명”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낮은 경제성장 전망을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7일 블룸버그 통신의 발표에 따르면 태국 중앙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8.1%나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아시아 각국이 발표한 올해 경제 전망 중 가장 낮은 수치인 동시에 20여년 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급락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GDP 감소치다.
세계은행의 태국 담당 끼아티뽕 아리야프루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태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GDP의 15%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타격이 컸고, 수출 부문 역시 타격이 컸다”면서 “이런 이유로 GDP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월 중순 이후부터 태국 전역에 발효된 비상사태와 야간 통행금지, 업소 영업중지 명령은 지난해부터 하강 추세였던 개인소비와 투자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고 분석했다.
구매력은 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정부의 각종 지원책으로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두운 경제 전망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돌아오는 속도는 늦을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태국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국경봉쇄조치를 취하면서 5월까지 두달 연속으로 0명의 해외 관광객을 기록했다.
태국관광협회는 올해 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은 최대 800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80%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일부 국가와의 협정을 통해 입국을 허용하여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이루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s)이 논의 중이긴 하지만, 즉각적인 국경 개방은 어렵다는 태국 정부의 입장에 따라 당장 관광객이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관광을 장려하겠다고 하지만, 지난해 태국 경제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한 해외 관광산업의 타격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수출 부문은 올해 상반기 중 2개월만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금값이 오르면서 금 수출이 증가한 것이 작용했다. 그러나 금을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세계적인 수요 약화와 공급망 차질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 3개월간 밧(Baht)화의 미 달러화 환율이 6% 상승한 것 역시 수출 중심 국가인 태국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 달러화 환율 상승이라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