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0명 인도네시아, 日크루즈 선원 69명 무인도 격리
한국에는 여행 자제 권고만 내려
[아시아엔=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자국민 선원 69명을 전세기로 귀국시킨 뒤 곧바로 배에 태워 자카르타 앞바다 무인도로 보냈다.
2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승객과 선원 총 3711명 가운데 인도네시아인 선원 78명 가운데 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2명은 최근 회복했다. 이 배에선 모두 70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6명이 숨졌다.
인도네시아의 자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현재까지 0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선원들을 데려오기 위해 일본 정부와 절차를 조율해왔다. 전세기에는 현지에서 치료 중인 7명과 일본에 남기로 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태웠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여객기는 1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 서부 자바의 케르타자티공항에 오후 11시께 착륙했다.
선원들은 활주로에 대기한 4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항구로 이동, 다시 배로 갈아타고 자카르타 앞바다 ‘천개의 섬’ 군도(실제는 340여개)에 위치한 세바루섬(Sebaru)에 도착했다.
이 섬은 자카르타 북쪽 안쫄 마리나에서 스피드 보트로 3시간 30분 떨어져 있는 무인도다. 다만, 과거에 마약 중독자 재활 장소로 활용돼 생활 시설이 남아 있다.
세바루섬에는 앞서 홍콩 크루즈선 ‘월드드림호’에서 데려온 자국민 선원 188명도 격리 중이다.
홍콩을 모항으로 운항하는 월드드림호는 1월 19∼24일 승객 4천여 명을 태우고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운항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병원선을 월드드림호로 보내 자국민 선원 188명을 지난달 28일 세바루섬으로 데려온 뒤 격리 관찰을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2일 중국 우한에서 데려온 교민 238명은 중국과 영유권 갈등이 있는 남중국해 나투나제도에 14일간 격리했었다.
당시 나투나제도 주민들이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자 이후로는 무인도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5일부터 14일 이내 중국 본토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한편 중국인 무비자 입국·비자발급을 중단했고, 같은 날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 자제 및 대구·경북지역 방문 금지를 권고했으나, 입국 제한 조처를 내리지는 않았다.
한편 서울 여의도에 있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지난달 28일 “여의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일시적으로 업무 중단을 공지했다.
이 때문에 사회문화 비자, 취업비자 등 발급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우려됐으나 이날 업무를 재개했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방역을 마치고 안전성을 확보한 뒤 2일 오전부터 업무를 재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