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소한’ 장정혜 “남은 숙제가 있다면”
소한 추위가 창문 아래서 떨고 있다
양력 일월 오일이네
어느해 그다지 춥지않던 오늘 결혼식을 했었지
그 날부터 가볍지 않은 삶이 시작되었어
아주 먼 길이었어 까마득하게
생을 마감한 꽃들이 떨어지고
낭만의 가을 단풍이 낙엽되어 뒹굴어
절망으로 닥아오면서
내가 내가 아니었음이 서러웠어
먼 길 걸어오면서 이제 어둠이 내리기 전에
남은 숙제가 있다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행한 잘못도 고백하고
흰동자로 바라보게 되던 사람들께
후회하는 삶 접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땐 소한이나 일월 오일이나
밤하늘엔 별이 총총 했는데
아! 보고싶다 그때 그 밤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