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대표 “끊임없는 혁신·좋은 기업문화로 지속성장을“

한국경제신문

한경 가족 여러분, 희망찬 경자(庚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에도 우리 회사는 여러분들이 열심히 뛰고 일해준 덕분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습니다. 비단 한국경제신문뿐만 아니고 미디어그룹 전체가 다시 한 번 성장하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게 바로 지난해입니다. 그래서 한경은 지난해에 이어서 경제지 1등의 위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경영실적뿐만 아니라 신문의 품질이나 영향력 그리고 인지도 등 질적인 면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 10월 나온 한국대학신문을 비롯한 일부 조사기관들의 경제지 선호도 평가와 조사에서 우리 신문의 성장세는 확연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한경 가족 여러분,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21세기 들어서 벌써 세 번째 새로운 10년을 맞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2020 세계경제대전망’에서 올해를 “드라마가 끊이지 않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중요한 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난 10년도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기를 맞으면서 전 세계가 모바일 디지털 물결 속에 전혀 다른 비즈니스 환경이 펼쳐졌습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기술경쟁도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이 와중에 국제경제는 강대국들의 자국 보호주의 등으로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됐습니다. 전 세계의 나라와 기업들은 이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가운데 제대로 대응한 나라와 조직만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지난 10년간 새롭게 도전해 어느 정도 성공한, 그래도 언론계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언론사가 된 셈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까지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까지 좋았다고 올해도 좋으리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대한민국 주변 정세도 위기가 상존하는 엄중한 시기입니다. 기업 경기 불황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언론계를 둘러싼 환경은 어둡기만 합니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시기, 언론 앞에, 신문 앞에, 우리 회사 앞에 다가올 파고는 얼마나 높을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국내외 언론들이 나름대로 방안을 찾아 대응을 시도하고 있고 우리도 절대 멈추면 안 됩니다. 오히려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한경 가족 여러분, 오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 우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계속하면서 진정한 대한민국의 1등 신문, 나아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끊임없는 혁신’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통념을 깨야 합니다. 신문이란 이런 것이다, 경영이란 이런 것이다, 기자란 이런 것이다, 신문사가 하는 사업이란 이런 것이다 하는 이런 모든 관행과 틀을 깨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야 합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모든 것을 새롭게 봐야 합니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CI는 물론, 기존의 조직 그리고 관행적으로 분류해온 직군 등도 필요하다면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별 고려 없이 함부로 시행해서는 안 되겠지만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유효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혁신 방안을 강구해봐야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예전처럼 신문의 주력사업인 광고와 판매에만 의존했다면 아마도 지금 먹고살기가 참 힘들어졌을 것입니다. 다행히 감행한 몇 가지 변화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지만, 절대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의 수익모델과 구조도 더욱 고도화해야 합니다.

혁신과 함께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좋은 기업문화’입니다. 자기 일에 자부심이 넘치고, 동료와 일하는 재미가 있으며 상하 간에 신뢰가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우리 회사의 지배구조 또는 경영구조는 사실 상당히 독특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수 기업들이 주주이면서도 신문의 제작이라든지 인사 문제 등 어떤 면에서도 경영 간섭이 없는 회사입니다. 사장 이하 전 직원이 모두 똑같은 한경의 구성원입니다. 달리 말하면, 기업문화가 가장 좋은 회사를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여건입니다. 그저 ‘좋은 게 좋은’ 회사가 돼서는 절대 안 됩니다. 수익과 생산성을 높여가면서 회사에 대한 애정을 느끼는 그런 조직을 만들어갑시다.

전 직원이 똘똘 뭉쳐 단합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또 분명한 성과로 책임질 줄 아는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자리를 맡았으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합니다. 그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가 되겠다는 자세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회사 일이란 당연히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간부에게도 마찬가지이고 직원들에게는 더욱더 그럴 것입니다. 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일 외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그런 조직을 만들도록 우리 스스로 노력합시다.

사실 우리는 이미 지난 수년간 이런 문화의 DNA를 만들어 왔습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다른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다는 믿음이 이제는 어느 정도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성장해온 데는 바로 이런 믿음을 가진 직원들의 조직문화가 바탕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경영실적이 좋은 것은 우리가 위기에 좀 일찍 대응해서 상대적으로 나은 것일 수 있습니다. 경영실적이라는 것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영구적인 것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 사업 중에는 3년, 5년 이렇게 특정 기간 권리를 갖고 하는 사업들이 있습니다. 결국 오늘의 좋은 실적이 내일의 좋은 실적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이처럼 미래를 알 수 없으니 우리는 계속 경영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거둔 이익으로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사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사원복지에도 더 신경을 쓸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돌발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지난 몇 년간의 성공에 취해 위험을 경시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동안 우리가 거둔 이익으로 비교적 성공적인 투자를 해왔지만, 그것을 너무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와 원칙 그리고 프로세스를 세우고 그것을 전 임직원이 체질화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경 가족 여러분,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오늘 저는 여러분께 또다시 끊임없는 혁신을 당부했습니다. 변화와 혁신은 어쩌면 1등이 되기 위해선, 세계에서 주목받는 미디어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숙명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그 사실’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냐, 아니면 그 변화의 맨 앞에 서서 리더가 될 것이냐, 둘 중 하나입니다. 당연히 우리는 변화를 선도하는 언론사가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좋은 기업문화, ‘한경 웨이(Hankyung Way)’라고 불러줄 만한 그런 튼튼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결코 과거에 만족하지 않고 자만심을 경계하며 위기의식을 갖는 태도를 갖춰야 합니다.

우리의 사시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창달’을 굳건히 지키고, 어떤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명정대한 논조를 유지하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우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나갑시다. 그럴 때, 우리는 분명히 앞으로 50년, 100년, 200년, 아니 500년을 이어가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새로운 도전에 여러분들의 능력과 열정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올 한 해 한경 가족 여러분 가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더욱 건강하고 하는 일마다 소원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 힘을 다 합해 대한민국 1등 신문을, 세계에서 주목받는 신문을 만들어 갑시다.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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