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의원 “‘혁신과 파격’, 따끔한 충고 안 아낀 나의 벗 정창교”

정창교, 엄격하되 따스했던 사람

“그동안 2차 항암투쟁에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고마웠습니다.”(정창교 페이스북 마지막 글, 8월 22일 11:14). 그리고 닷새 뒤 8월 27일 새벽 1시 운명. 서울시 정책자문특별보좌관, 관악구청 정책연구실장 등을 지낸 그의 오랜 벗이자, 형이자 동지인 이종걸 국회의원. 이종걸이 정창교를 기리는 조그만 모임이라도 만들자며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두 사람은 1980년대 초반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만난 4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왔다. 이 글은 당시 운동권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민주세’ 후원으로 갈음했던 서울대 인문대·사회대 친구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이들은 최근까지 만남을 잇고 있다. <편집자>

[아시아엔=이종걸 국회의원] 우리의 소중한 벗인 창교가 유명을 달리했네. 관악의 교정에서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에 고통스러워 하면서 만난 지 벌써 30여년을 훌쩍 지났네. 흐르는 세월이 참 무상하다.

각자 창교에게 추억이 있겠지. 그는 몇살 어렸지만, 나한테는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였고, 많은 가르침을 준 지혜로운 벗이었다.

정치권에 들어 와서는 창교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의 전략가이자 따끔한 충고를 해주던 엄격한 선배같은 존재였다.

다들 잘 알겠지만, 창교는 참 재주도 많고 창의력이 반짝이는 친구였어.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어지고 익숙한 것만 찾게 되는데, 그는 항상 혁신적이었고 파격적이었어.

그의 빛나는 아이디어는 민주당 발전에 숨은 공신이기도 하지. 운이 부족해서 그 뛰어난 재주를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네.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바쁘겠지만, 그리고 이미 조문을 다 했겠지만, 오늘 밤 10시 다시 한번 장례식장에서 모였으면 좋겠어. 그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것을 의논해 보세. 그의 갑작스런 죽음이 너무 아쉽고 비통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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