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사죄드린다”···노태우 장남 재헌씨 광주 5·18묘지 참배

법정에 선 노태우 전 대통령(왼쪽)과 전두환 전 대통령

[아시아엔=편집국]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54)씨가 지난 23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5·18 피고인’으로 처벌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희생자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무릎꿇은 노재헌씨

5·18민주묘지 관리소에 따르면 재헌씨는 당일 오전 11시쯤 광주 북구 운정동 묘지를 찾아 1시간 가량 참배했다.

재헌씨는 당일 방문 2시간 전 전화로 찾아가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일행 4명이 동행했다고 묘지 관리소측은 전했다.

재헌씨는 ‘민주의 문’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참배단으로 이동해 헌화와 분향을 했다. 방명록에는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추모탑 뒤편 열사 묘역에서 항쟁 희생자를 기렸다.

재헌씨의 이번 5·18묘지 참배는 노 전 대통령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과 5·18 당시 내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5·18 피고인’으로 처벌받은 전·노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가운데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게 사죄한 이는 재헌씨가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은 외부 활동은 중단한 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근은 “5~6년 전 새해 세배를 가니 병세가 좋지 않으신 대통령께서 ‘자네들이 너무 고맙네. 내년부터는 안 와도 되네’라고 말씀하더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슬하에 재헌씨와 누나 소영씨 남매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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