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계셔 행복합니다” 노무라와 제정구, 그리고 푸르메재단

노무라 할아버지 부부(오른쪽 세번째, 두번째)와 여동생, 아들 내외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오른쪽)와 푸르메병원 기부자 명단 동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아시아엔=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노무라 모토유키 할아버지가 27일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2015년 한국 민간단체가 제정한 아시아박애주의상(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 제1회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시상식에 참석차 방한하신 것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지난 10년 동안 일본정부로부터 받는 연금과 용돈을 모아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건립기금을 보내주셨습니다.

1970년대 청계천에서 노무라 목사 부인과 자녀들

올해는 부인 요리코 할머니와 여동생 아키코 할머니, 마코토씨, 미나씨 등 아들 내외와 함께 병원을 둘러보시며 감격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한해 동안 모으신 소중한 기금을 전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는 1968년 한국을 방문했다가 청계천변 도시빈민의 참상을 목격한 뒤 이곳에서 빈민운동을 하던 고 제정구 전 의원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

60여 차례 한국을 드나들며 일본과 서독, 미국에서 모은 기금뿐 아니라 자신이 살던 도쿄 집까지 팔아서 한국에 전달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두 아이를 데리고 청계천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정착촌을 만들던 남양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들 마코토씨는 “그 당시 아버지가 일본인이 이곳에서 얼마나 나쁜 일을 했는지 똑똑히 기억하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제정구 의원과 함께 한국 빈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할아버지께서는 이제 한국의 장애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계신 거지요.

한국에 오실 때마다 소녀상을 찾아 일본 침략을 참회하는 89세의 할아버지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입니다.

*노무라 모토유키씨는 일본인 목사이자 사회운동가로 사진집 <노무라 리포트: 눈빛>(2013년)을 통해 제정구 의원과 정일우 신부 등과 함께 한 청계천 빈민운동을 소개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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