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기록 제조기 ‘캄보디아청년연합’···훈센 총리 아들이 회장, 세계 최장 드래건보트 제작
[아시아엔=김소현 기자] 캄보디아 메콩강에 87.3m 길이의 드래건보트(龍船)가 지난해 11월 떴다. 캄보디아청년연합(UYFC)이 6개월의 작업 끝에 만든 배로 기존 세계기록(77.8m)을 단숨에 갈아 치우고 기네스 세계 기록증명서를 받았다. 드래건보트 종주국인 중국 언론들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드래건보트 신기록을 세운 UYFC는 세계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쌀 케이크’를 만들었다. 10㎏ 쌀 400포대가 들어간 케이크다. 같은 해 2015명이 한꺼번에 참가한 ‘세계 최대 규모 매디슨 댄스 공연’,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스카프(1149m)로 기네스 신기록을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1월 23일(현지시각) “캄보디아의 이러한 ‘괴짜 성취’가 노화(老化)하는 권위주의 정권이 권력 유지를 위해 젊은 층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76세가 되는 2028년까지 집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970년대 킬링필드 대학살을 주도한 캄보디아공산당(크메르루주) 정권을 전복시킨 영향력으로 1985년부터 34년째 장기 집권 중이다. 하지만 국민의 49%(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24세 이하 국민은 훈센 총리의 집권 기반인 ‘영웅적 역사’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훈센 집권을 이어가려면 젊은 유권자들을 새롭게 포섭해야 하고 이 때문에 젊은이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UYFC가 해결사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UYFC의 훈 마니(37) 회장은 훈센 총리의 3남2녀 중 셋째 아들이다.
훈 마니 회장은 지난달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UYFC 행사에서 “우리가 한 모든 일은 캄보디아의 운명을 위한 것”이라며 “세계 기록 경신이 돈 낭비라는 비판에도 나라를 알리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