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 53] 미국 11학년 대학입시 불과 10개월, 지금 무얼 해야 하나

미국 대학입시에서 11학년이 가장 중요하다. 학과와 과외활동이나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의 현실과 목표를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건축자재를 사용해 집을 짓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AP]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전 국민일보 편집국장] 2019학년도 미국 대학입시가 종반전으로 접어들었다. 아이비리그 등 주요 대학들의 원서마감이 종료되고 이제 밑에 그룹 대학들이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

3월 중순 이후가 되면 레귤러(정시) 합격자 발표가 나온다. 이제 11학년 차례다. 금년도 대학입시는 치열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만큼 합격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2020학년도 입시가 10여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최전선에 선 11학년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손자병법은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싸워서 패함이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나를 먼저 아는 것이다. 나의 기록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록을 갖고 어느 대학에 지원하면 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은 실력만으로 갈 수 없다. 여기에 전략이 더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11학년들은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고, 고려해야 할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일까?

■ 첫째 고려요소는 내신과 표준화 점수
미국 대학 입학사정 요소는 10가지가 넘는다. 즉 미국 학교들은 단순하게 학교성적이나 SAT, ACT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 요소로 평가한다. 이를 ‘Holistic(통합) 평가’라고 한다. 이 가운데 수치로 나타내지는 요소, 즉 정량적 평가 요소가 있고, 보이지 않는 요소 즉 정성적 평가요소가 있다. 우리는 먼저 정량적 요소를 갖고 지원할 대학과 그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성적(GPA)와 표준화점수(SAT, ACT) 등이다.

내신 즉 GPA는 미국 대학입시에서 비중이 매우 크다. 성적표는 입학사정관이 가장 오랫동안 검토하는 서류다. 이 서류 안에 학생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과 능력을 볼 수 있다. 흥미와 관심 과목도 볼 수 있다. 도전적으로 공부했는지도 볼 수 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표준화시험 점수다. SAT, ACT 점수는 미국입시에 도전하는 전체 학생들 가운데 이 학생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다. GPA가 부풀려지는 상황에서도 학생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미국의 여러 사이트들은 학생의 내신과 표준화점수를 바탕으로 학생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주고 있다. 절대적으로 믿을 것은 아니지만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점검해 볼 수 있다.

■ 지원대학의 입학 관련 통계를 내 기록과 비교해 본다
각 대학 홈페이지나 대학입시 관련 기관 사이트에 가면 대학별 통계가 나온다. 즉 합격생의 내신과 표준화시험 자료다. 칼리지보드, parchment, Niche, College data 등 많은 사이트들이 있다. 이런 사이트를 잘 활용하는 것도 성공전략 가운데 하나다. 내 기록이 합격자들 가운데 어느 위치에 속해 있는가를 파악하면 지원 대학을 정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상위 25%에 속하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지만 하위 25% 밑으로 내려간다면 그만큼 불합격의 가능성은 커진다.

■ 지원대학 리스트 작성의 실제
자신의 내신성적과 지금까지 확보한 표준화시험 점수를 토대로 본인이 지원할 대학 합격생의 학업 분포도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살펴본다. 그리고 상향(Reach), 적정(Match), 안정성(Safety)을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0개 대학 정도를 뽑는다.

Reach(상향) 대학은 합격률이 30% 이내인 대학이다. 또한 자신의 성적이 합격자의 하위 25% 이내에 들었을 경우 일단 Reach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수준에 들면 합격 가능성은 다소 떨어진다. 이 대학들에 지원할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Reach 대학에 원서를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10개 대학 가운데 3-4개 정도를 넣는다.

Match(적정) 대학은 자신의 프로파일이 합격생의 중간 정도에 속하는 대학이다. 합격생의 25-75% 사이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이 분포에 속했다고 꼭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미국대학들은 한두 가지 요소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합격생의 50% 안에 들었다는 정도의 의미를 두면 된다. 합격 가능성을 볼 때는 30-70% 정도다.

Safety(안정)는 상위 25% 성적에 닿을 경우, 또는 70% 합격가능성 대학이다. 모두 떨어지는 것을 상정해서 확실히 합격을 잡는 대학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1-2개 대학을 넣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Safety라고 고른 대학이 보통 Reach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눈높이 조절이 어렵다.

■ 목표 대학의 수정
목표대학을 정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굳어지는 것은 아니다. 목표 대학은 변한다. 성적과 재정상황, 그리고 전공 등에 따라서 목표대학은 수시로 변한다. 오는 10월 얼리 지원, 12월 레귤러 원서 작성을 끝낼 때까지 목표대학은 계속 수정된다.

목표대학 설정은 한번에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과정이다. 대학 선정에는 성적뿐 아니라 학비, 전공, 교육의 질, 명성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꼭 재정보조/장학금을 받으려면 더욱 대학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학교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가능하면 학교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과욕은 금물이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적정대학(right college)를 고르기 어렵다.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명성에 집착해 대학을 고른다. 대학을 선택할 때는 자신이 왜 이 대학에 가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그 대학이 요구하는 에세이 주제일 수 있다. 많은 대학들은 “왜 우리 대학인가?”라는 에세이 주제를 준다.

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 자신이 왜 그 대학에 가야만 하는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통 10개 내외로 최종 대학이 정해진다.

11학년 앞에 놓인 10개월 간의 가시밭길, 그 너머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있다. 11학년들이 남은 10개월간 잘 준비해서 모두가 좋은 결과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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