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울컥’ 홍사성 “상배 당한 동창이 한밤중에 전화를 했다”  

닭과 인삼, 대추, 소 도가니, 낙지, 전복을 함께 푹 고아낸 보양삼계탕. 그러나 맞은 편 자리는 텅 비어있다. <사진=뉴시스>

상배 당한 동창이 한밤중에 전화를 했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거야

동창회 갔다 늦었다며 지금이라도 돌아올 것 같은 그 여자

쭈그러진 젖 만지게 해주던 그 여자

그런데 거실에도 건넌방에도 침대에도 없는 거야

사방이 너무 조용한 거야, 미치겠는 거야

 

돋보기 끼고 와이셔츠 단추 달던 여자는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고

 

울컥, 나도 목젖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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