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그 쓸쓸함에 대하여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다는 2018년 여름이 떠나고 있다. 무술년 여름은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폭염’ ‘열대야’ ‘역대급 더위’ ‘대프리카’ ‘불볕’ ‘가마솥’ ‘혹서’···.
그리 겁주던 무더위가 불과 보름도 안 됐는데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을 묘사하던 단어들이 몇 개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올해 또다시 확인한 게 있다.
立秋 무렵 폭염은 슬슬 떠날 준비를 한다. 그후 일주일 남짓 광복절 임새에는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다. 마침내 8월 마지막 닷새, 그러니까 27일쯤 시작해 오늘(31일)이 되면 그 기세등등하던 폭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난 20년, 예외없다. 그래서 自然이라고 부르는가 보다. 하여 나는 이 무렵을 연중 가장 쓸쓸하고 안타까운 계절이라고 부른다. 내년에도 역시 그럴 것이다. 자연이니까···.
오늘, 8월 마지막날. 스르라미 소리 한번도 못 듣고 올 여름을 보내는 게 아쉽긴 하다.
창밖엔 귀뚜라미가 열심히 울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