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 “동성애 불법으로 규정해달라” 정부에 촉구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25일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ahdlatul Ulama)가 “우리는 LGBT 그룹의 존재와 활동을 인정할 수 없다”며 “그들의 성적 취향은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일”이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단체는 “동성애와 LGBT의 인권을 인정해선 안 된다”며 현지 정부에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LGBT들이 이성애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동성 간 성관계는 범죄는 아니지만, 현지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 인만큼 많은 지역에서 동성애는 금기시되고 있다.
나들라툴 울라마의 이번 성명은 최근 현지 정치인들이 LGBT를 반대하고 나선 여세를 몰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현역 국회의원이자 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인 파뚤 슴비는 트위터에 “동성애는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내용을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내용을 삭제했다.
1월 말에도 나지르 무하마드 연구기술교육부 장관이 트위터에 “앞으로 대학 캠퍼스 내 동성커플의 애정행각은 금지할 생각” “동성연애자들의 인권은 인정하지만, 합법적으로 그들을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니다”등의 내용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현지의 저명한 정신의학학회도 지난주 동성애와 성별 위화감(자기가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970년 이래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상태다. 이번처럼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정부인사가 공식적으로 동성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은 현지에서도 몇 년 만에 일어난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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