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복 위해 70년 기다리다···전쟁터 벙커 위, 신랑 키스에 신부 미소 ‘살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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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아시라프 달리 아시아엔 중동지부장] 베트남은 1945년 9월2일을 프랑스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독립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지난 9월2일 베트남 거리는 이 날을 기념하는 현수막과 깃발들로 가득 찼다. 특히 올해로 베트남전 종전 40주년을 맞이한 베트남은 지난 4월에도 각종 행사들로 ‘되찾은 평화’를 자축했다.

오랜 세월 전쟁을 겪으며 평화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길고 험난했던 역사 위에 지금의 베트남이 서있다. 필자의 베트남 여정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신혼부부였다. 필자는 후에와 호이안 사이의 산을 넘어가던 중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지었던 벙커에서 이색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지금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폐허였는데, 놀랍게도 한 신혼부부가 벙커 꼭대기로 기어올라가는 모습을 봤다.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전쟁의 흔적을 딛고,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자국의 독립과 평화를 축하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언제 전쟁을 겪었냐는 듯 현재 베트남의 도시들은 활력이 넘친다. 가장 붐비는 도시, 호찌민에는 현재 천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살고 있다. 도로는 6백만대가 넘는 오토바이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빛 뒤에는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해마다 이곳으로 교외의 많은 이들이 새 삶을 찾기 위해 몰려들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은 겨우 열 명 중 한 명 꼴에 불과하다. 취업난이 극심하다 보니 청년들은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의 소망은 하루빨리 자전거를 구입해 편하게 출퇴근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베트남의 상징이기도 한 오토바이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객이나 현지인들을 태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광객들에게 여행기간 동안 오토바이를 대여해주기도 할 만큼 ‘오토바이’는 그 자체로 베트남 사람들에게 생계 수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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