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고시환율 전격 확대
[아시아엔]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동에 때맞춘 미·중 정상회담을 눈 앞에 두고 위안화 고시 환율(reference rate)을 전격적으로 대폭 확대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위안 고시 환율을 0.37% 높여 2010년 6월 22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조정했다. 중국은 그 해에 달러에 대한 사실상의 환율 고정(페그)제를 포기했다. 이로써 위안 환율은 하루 최대 ±2% 변동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치가 다목적 용도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소재 ING 그룹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 팀 콘던은 “엔화 절하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환시장 소요를 진정시키기 위한) 안정판을 제공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일본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ECB)과는 달리 이런 식으로 사실상 위안화를 절상시킴으로써 중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느슨하게 하면서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됐다.
인민은행의 조치는 위안화 가치가 지난주 0.15% 떨어진 데 뒤이은 것이다.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는 11일 상하이 시장에서 달러당 6.1251에 마감됐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홍콩 소재 에디정 전략가는 “절상은 베이징 당국이 우선하여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또 시진핑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환율 전쟁에 경쟁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유화 메시지도 보내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알리안츠베른슈타인의 홍콩 소재 앤서니 챈 전략가는 “시진핑이 (사실상의 위안화 절상을 통해 중국이) 경제 강국이며 지역 맹주임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