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이번엔 ‘내부인사’ 유력

후보 4명으로 압축…3명 ‘KB맨’[아시아엔=강준호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

이번에 압축된 후보군의 특징은 ‘내부 인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며 이에 따라 차지 회장으로 내부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6일 오후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지난 2일 발표한 1차 후보군(9명, 2명 사퇴) 중 이들 4명을 2차 후보군으로 최종 결정했다.

회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2개 인력전문기관으로부터 1차 후보군들에 대한 평판 조회 관련 보고를 받고, 후보들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한 후 회추위원 투표를 통해 2차 후보군을 선정했다.

이번 2차 후보군에서 눈에 띄는 점은 KB금융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이른바 ‘내부 인사’가 다수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최종 후보 4명 중 3명이 내부 인사인 만큼 이들이 회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학계와 금융당국, 금융업계를 두루 거친 인물로, 국민은행을 경영했던 경험이 강점이다.

그는 1957년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와 미국 바렛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주리대와 조지아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충북대 국제경영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보험회사 구조조정을 지휘했고, 국민은행 사외이사,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을 역임했다.

그는 “수석부행장은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서 각 부행장들이 제 결재를 받고 행장한테 갔다”며 “업무도 많이 알고 있고 사람도 잘 알고 있으며, KB의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B 직원들은 경쟁력 있고 우수한 인재들로, 조직이 안정되지 않아 능력을 다 펴지 못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KB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조직 안정을 통한 장기적 발전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국민은행 노조와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강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윤 전 부사장은 1955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와 성균관대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환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2002년 국민은행에 합류해 재무·전략본부 부행장, 국민은행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재무 기획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KB 사태를 겪으면서 직원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내부 출신이 KB 회장이 된다면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과 함께 조직의 화합과 결속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영업력과 고객 신뢰 또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재무, 전략, 영업, 리스크 관리 등을 두루 경험하고 계열사들을 관리해 KB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의 안정을 끌어낼 수 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동현 전 부사장은 다양한 기관과 업종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 전 부사장은 1958년 전남 여수 출생으로 전남 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재무관리 석·박사를 취득했다.

한국금융연구원과 조흥은행 부행장, LG카드 부사장,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국민카드 부사장 등을 거쳤다.

그는 “미국에서 금융기관론을 전공하고 10년 넘게 연구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론 면에서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금융 과학’에 근거한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겠다”고 밝혔다.

이어 “2600만명의 KB 고객에게 제대로 금융 서비스를 하려면 정확한 통계적 분석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특정인에게 꼭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이것이 제대로 된다면 고객의 신뢰와 사랑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후보군 중 KB금융 재직 경험이 없는 ‘외부 인사’는 하영구 씨티금융 회장이 유일하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에서 오랜 기간 은행장을 맡은 경력이 강정이다.

하 회장은 1953년 전남 광양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고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금융업계에 첫 발을 들인 이후 한국투자금융그룹 대표, 기업금융사업부문장, 소비자금융그룹 대표 등을 거쳐 2001년엔 한미은행장에 선임됐다. 한미은행이 씨티그룹에 인수된 뒤 한국씨티은행장을 맡아 14년 동안 재임했다.

그는 “KB도 여기서 머무를 수 없고 글로벌하게 뻗어나가야 한다”며 “씨티은행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은행지주사 CEO로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경험을 KB에서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의 장점은 합리적 결정, 열린 경영,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 등으로 이런 경험을 쌓은 것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글로벌화하고 고객도 글로벌화하는 상황에서 KB가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오는 22일 2차 압축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작업이 끝나고 내달 2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최종 선임 과정을 거치면 회장 선출 절차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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