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공기업 지방이전에 화끈한 ‘돈잔치’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공기업의 지방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사택비용를 5136억 원에 이르면서 호화판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한국동서발전 독신자숙소 전경. <사진=박완주 의원 제공>

한수원 등 6개 발전사 사택구입 5136억 원
독신자 원룸 숙소가 2억원대…호화판 논란

[아시아엔=박희송 기자]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공기업의 지방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사택비용이 5000억 원을 넘기면서 호화판 논란을 빚고 있다.

원룸형 독신자 숙소를 짓는데 세대마다 2억 원 이상을 사용하거나 이주수당과 이사비용에 발전사마다 수십억씩 사용되는 등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천안을)이 한전 산하 6개 발전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본사지방이전에 따른 사택구입현황’에 따르면 직원복지를 빙자한 사택구입·임대에 5136억 원이 사용되거나 사용 중이다.

내년 경주로 이전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사택으로 전용면적 85㎡(분양면적 33평형)의 민간분양 300세대와 자체 신축 700세대 등 모두 1000세대에 3223억 원을 사용키로 했다.

한수원 직원 사택마련에 직원 1인당 3억2200만 원이 사용되는 셈이다.

이미 매입한 분양아파트 300세대에는 867억 원이 사용되고 있다.

직원 1명당 사택지원비용으로 2억 8900만 원씩 들어가는 셈이다.

사택을 직접 신축하는 진현동 500세대(1415억 원)와 동천동 200세대(943억 원)는 더욱 비용이 많이 들어 무려 2358억 원이 들어간다.

세대당 평균 3억 3686만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복지시설을 감안해도 과다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한수원이 자체개발하려는 사택 700세대는 그나마 수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미리 개발예정 토지를 발표하는 등 어설픈 대응으로 땅값이 급등한데다 아직도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대책이 요원한 실정이다.

아울러 지난 6월 울산광역시로 본사를 이전한 동서발전은 전용면적 43㎡(분양면적 17평형) 독신자숙소 100세대 신축에 283억 원을 투자했다.

독신직원 1인당 숙소에 2억 8200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초호화 논란을 낳고 있다.

이는 임시사택을 위해 민간아파트를 매입한 비용과 대비해 2.4배나 많다.

동서발전이 독신자 74명의 임시숙소로 사들인 25세대(33평형) 아파트가격은 모두 88억 원, 1인당 비용은 1억 1800만 원씩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서발전은 민간아프트를 매입하면서도 주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충남 보령시로 이전하는 중부발전은 전용면적 33㎡(분양면적 13평형) 30세대와 42㎡형(분양면적 17평형) 130세대 등 직원 160명이 사용할 독신자 숙소를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인데 신축비로 337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1인당 사택비가 무려 2억 1000만원씩 들어가는 셈으로, 이는 가족동반 직원용으로 구입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 보다도 터무니없이 비쌌다.

중부발전이 매입한 보령시 분양아파트값은 전용면적 기준 60㎡형(분양면적 24평형) 1억 2400만 원, 76㎡형(분양 30평형) 1억 8800만 원, 85㎡형(분양 33평형) 2억 1900만 원에 불과했다.

사택신축이 민간아파트 구입보다 2배 이상 비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경남 진주시 문산읍 경남혁신도시로 오는 12월 본사를 이전하는 남동발전은 전용면적 43㎡(분양면적 17평형) 독신자숙소 58세대 신축에 부지비 25억 원, 건축비 73억 원 등 98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직원 1인당 사택비용으로 1억 6900만 원이 들어간 셈으로, 인근에 전용면적이 2배인 85㎡(분양면적 33평형)의 민간 분양아파트 실거래가격과 비슷했다.

충남 태안군으로 내년 8월 이전 예정인 서부발전은 본사사택 220세대와 발전소 사택 395세대 등 모두 615세대의 신축비용으로 1423억 원을 사용 중이다.

이 가운데 본사 사택용 세대당 신축비용은 43㎡형(분양면적 17평형. 66세대)이 1억 4900만 원, 63㎡형(분양면적 25평형.55세대)이 2억 1800만 원, 82㎡형(분양면적 32평형)이 2억 8400만 원씩이 소요됐다.

국토부에서 공개한 태안군지역 아파트 실거래 대비 2~3배에 달했다.

사택을 직접 신축하지 않고 건설업체 분양을 활용할 경우 비용은 크게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남부발전은 독신자 80명의 숙소로 30㎡ 분양오피스텔 80세대를 매입하면서 모두 89억 원을 사용, 세대당 1억 1100만원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특히 발전사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직원에게 사용하는 수당도 문제였다.

직원 1인당 월 20만 원씩 2년간 이주수당이 지급되고 이사를 할 경우 5t이하 이사비용은 전액, 초과 2.5t에 대해 50%를 지원해준다.

이 같은 비용으로 발전사마다 30억 원씩을 넘게 사용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사택이란 오지에 숙소가 없던 시절 배려차원이지만 지금은 교통의 발달로 주변과 충분한데 왜 발전사들이 사택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발전 공기업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을 드러내는 단편적 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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