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해체하면 더 큰 재앙 온다”

[아시아엔=박희송 기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오염과 하천의 토질악화를 막기 위해 ‘4대강 보의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4대강 보의 수문을 개방하거나 해체할 시 더 큰 재앙이 야기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토교통위 박수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충남 공주시)이 국무조정실 4대강조사평가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회의록’에서 드러났다.

회의록에 따르면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 책임자인 오모씨는 지난 8월 22일 열린 4대강조사평가위원회 제 26차 회의에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보 수문을 개방하거나 해체하하는 경우, 하천의 동적 평형상태를 찾기 힘들어 이전 하천 상태로의 회복이 어렵고 새로운 지하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보다 심각한 문제야기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보의 수문을 개방하거나 해체할 경우 하천 토사의 급격한 유입과 그로인한 하천침식 등 예기치 않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함으로써 보와 하천제방의 안전성이 크게 위협 받는다.

뿐만 아니라 강물 수위가 낮아져 강주위의 지하수를 흡수하게 됨으로써 하천주변의 토양과 농지가 황폐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8월 한 정부 고위관계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사업은 대재앙 수준”이라며 “수질개선을 위해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판단하더라도 철거과정에서 지하수가 고갈되고 주변이 황폐화될 우려가 있어 정부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도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대강 마스터플랜 책임자인 오모씨의 발언 중 ‘보의 수문 개방이나 해체 시 이전 하천상태로의 회복이 어렵다’는 주장은 ‘4대강의 재자연화’를 통해 예전 4대강의 복원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4대강의 담수화로 인해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고 심각한 녹조현상에 대규모 물고기 폐사, 토질 오염 등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환경·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문을 개방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보를 해체하고 재자연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도 지난 해 10월 “4대강에서 녹조를 억제할 수 없으면 4대강 보의 해체까지 포함한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만일 4대강마스터플랜 수립 책임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 모두는 시한폭탄을 머리맡에 두고 잠자는 격”이라며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진실규명을 위해 4대강 준공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국정조사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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