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온 모양으로 아들·딸 구분 가능 한가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임신과 출산에 대한 오해·진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수미 교수 도움말
[아시아엔=박희송 기자] 임신과 출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이지만 부모로 입문하는 길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각종 육아정보와 조언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살피고 살펴봐도 궁금증은 끊임없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도 이어진다.
오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병원을 찾는 산모들이 자주 하는 질문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수미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임산부는 감기가 걸려도 약을 먹으면 안된다?
임신은 42주를 3으로 나눠 첫 14주까지가 1삼분기, 28주까지가 2삼분기, 42주까지를 3삼분기로 구분한다.
주요 뇌신경계 계통의 기형이 1삼분기에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질환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약물 복용은 제한한다.
그러나 감기의 경우 38도가 넘는 고열을 동반했을 경우 체온의 증가가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찬물 마사지와 같은 방법으로 체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1삼분기여도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제를 복용한다.
이는 고열을 동반하는 인플루엔자 등의 질환이 위험하기 때문에 임산부도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울러 2삼분기 이후 잦은 기침이 생겼을 경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기침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기침은 잦은 복근 수축과 압박 효과에 의한 자궁 수축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비인후과 진료 후 category B의 약물이라면 처방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산모와 태아에게 유익하다.
△자연 분만을 하려면 요가·스트레칭을 일찍부터 시작해야 한다?
체조·요가를 하게 되면 골반 근육·인대를 늘려줌으로써 자연 분만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만삭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될 경우 조기 진통이 일어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만삭의 기준은 37주이며 그 이전의 분만은 조기 분만으로 정의한다.
34주가 되면 태아의 폐성숙이 완료되는 시기로 그 이후의 분만은 태아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만삭 전 엄마로부터 아가에게 면역물질 전달이 불충분한 상태로 분만이 되면 미숙아로 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이 유발되므로 37주 이전의 산모는 조기 진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운동시 주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해야 하고 특히 복근이나 하체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옆으로 배가 둥글면 아들이고 앞으로 배가 볼록하게 나오면 딸이다?
임산부의 복부 팽만 정도의 차이는 여러 가지 인자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복부 모양을 보고 성별을 판단한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대개의 경우 배의 모양은 태아의 체위·크기와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고 옆으로 둥근 경우 실제 초음파로 보면 태아가 옆으로 누워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첫째보다 둘째가 배가 더 많이 나온다?
주수가 더해갈수록 태아 크기의 증가·양수의 수압으로 인해 자궁의 크기는 점점 커져 36주까지는 명치 부위까지 높아졌다가 이후에 조금씩 내려오게 된다.
첫째의 경우 복직근이 자궁의 팽만압력에 대해 상대적인 장력을 유지하면서 주수가 진행한다.
반면 둘째 임신의 경우 이미 한번 늘어났던 근육·복벽의 결체 조직이 마치 한번 부풀었던 풍선과 같이 저항 없이 늘어날 수 있어 첫째에 비해서는 쉽게 배가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친족 중 당뇨병 환자가 없으면 임신성 당뇨는 잘 안 걸린다?
일반적인 당뇨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 시에는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태반 호르몬은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게 되는데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정상적인 임산부에서는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서 혈당을 낮추지만 임신성 당뇨병을 갖는 임산부에서는 췌장에서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해 당뇨가 발생하게 된다.
출산 후에는 태반이 분만되므로, 대부분의 산모들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당뇨병의 가족력이 없다고 해도 누구든지 당뇨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모든 산모에서 당뇨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 선별 검사는 대개 25~28주 사이에 금식 없이 50g 경구 혈당 검사를 통해서 시행하고 이상 소견 시에는 금식 이후에 100g 경구 혈당 검사를 통해 확진·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임신성 당뇨는 아가가 거대아가 되어 난산·제왕절개 빈도수를 높이며 신생아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어 분만 후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분만 예정일 4~8주 이전에 심근 이상과 관련된 원인불명의 태아 사망 빈도도 높아지므로 주의 깊은 산전 진찰이 필요하다.
△첫째 정상 분만했는데 둘째 때 산전검사 또 해야 하나?
첫째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불안한 마음에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내원해 산전 검사를 받지만 둘째 때부터는 첫째 때 별 문제가 없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방문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혼이 늦어지고 임신 연령이 늦어지면서 첫째 임신에 비해 고위험 임신이 될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건강한 아기를 위한 산전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면역 질환 등 다양한 질환도 둘째 아이부터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산전검사(기형아 검사, 정밀 초음파 검사, 임신성 당뇨 검사, 태동 검사) 등을 통해 산모와 아기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만을 할 수 있도록 임신 기간 정기적으로 담당 주치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