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대법원, “非이슬람은 ‘알라’란 말 못 쓴다” 판결

한 무슬림 여성이 '알라'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법원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AP>

말레이시아어 주간지인 <더 헤럴드>는 “대법원이 이슬람교 외의 다른 종교는 신의 이름으로 ‘알라’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하급법원의 판결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가톨릭계 주간지인 이 신문은 “아리핀 자카리아 대법원장은 정부의 ‘알라’ 사용금지 조치에 맞서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 재판에서 ‘알라’ 사용을 금지한 항소법원의 판결에 동의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가톨릭교회측 S. 셀바라자 변호사는 판결 후 “이는 소송의 종결을 의미한다”며 “이 판결은 비이슬람교도는 앞으로 신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알라를 사용할 수 없다는 포괄적 금지를 뜻한다”고 말했다.

<더 헤럴드>는 정부가 ‘알라’ 사용을 금지하자 소송을 제기해 2009년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2013년 항소법원이 “‘알라’를 사용하는 것은 기독교의 믿음과 신앙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알라’ 사용금지에는 어떤 헌법적 권리침해도 없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주자 상고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사용되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성서는 하느님을 ‘알라’로 칭해왔으나, 인도네시아보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시행하는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독교 등 다른 종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이에 대한 갈등이 오래 계속돼왔다.

가톨릭 등 다른 종교들은 ‘알라’는 오래전부터 말레이시아어 성서 등 각 종교서적에서 ‘신’을 칭하는 말로 널리 사용됐다며, 정부의 ‘알라’ 사용금지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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