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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상강 무렵’ 홍성란 “코끝도 빨간 아침”
산자락 붉나무 코끝도 빨간 아침 버틴다고 버틴 산발치 배추들이 소름 돋은 고갱이 환히 내밀고 있다 무슨 기척에 도망갔는지 웃잎만 건드린 어린 고라니 엉덩이 강종강종 건너갔을 마른개울 저만치 겁먹은 어미의 긴 속눈썹 눈망울도 지나갔다 *시인의 말 2012년 상강 무렵, 만해마을 입구 삼조스님이 가꾸던 텃밭에서 만난 고라니 발자국과 까만 고라니 흔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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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 제대로 알기] 일본인들 영어실력은?…Mcdonaldㆍ맥도날드ㆍ마꾸도나루도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사람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해요? 영어발음이 너 무 이상해요.” 이런 말 많이 하지? 일본인의 독특한 영어 발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같아. 영어단 어 ‘Apple’을 우리는 ‘애플’이라고 발음하고 일본인들은 ‘アップル[압뿌루]’라고 발음해. 사실 ‘apple’의 발음은 ‘애플’ 도 ‘압뿌루’도 아니잖아? 이렇게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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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은빛 숭어의 길’ 박노해
그 가을 고향 갯가에 노을이 질 때 나는 마른 방죽에 홀로 앉아서 바다로 떨어지는 강물을 바라보았지 숭어들이 눈부신 은빛 몸을 틀며 바다에서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걸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지 그렇게 거센 물살을 거슬러 숭어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나는 몸을 떨며 지켜보고 있었지 가도 가도 어둠 깊은 시대를 달리며 절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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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백담사 가을’ 오세영 “훌륭한 선지식禪智識은 아예 못 본체”
백담사白潭寺 무금선원無今禪院 다락에 앉아 가을 산과 대좌하여 홀로 차를 마실 땐 한사발로 족하답니다. 산방 창앞의 배롱나무가 곱게 단풍이 들면 언제나 박새 한마리가 날아와 몰래 차시중을 들어주기 때문이지요 어디선지 냉큼 찻잎을 물어오고, 약초를 물어오고, 가끔은 하늘도 한입 물고와서 사알짝 찻잔에 띄워주지요. 훌륭한 선지식禪智識은 아예 못 본 체 나같은 무식에게만 늘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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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가을볕이 너무 좋아’ 박노해 “가만히 나를 말린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 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욕망을, 투명하게 비춰오는 살아온 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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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슬픔이 기쁨에게’ 정호승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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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숨 쉬는 법’ 박노해 “해와 달과 바람으로 쉬어라”
숨을 가슴으로 쉬지 말고 단전으로 둥글게 쉬어라 숨을 얕게 쉬지 말고 발뒤꿈치로 깊이 쉬어라 숨을 공기로만 쉬지 말고 해와 달과 바람으로 쉬어라 갈수록 숨 가쁘게 삶은 들떠가는데 머리는 더 빠르게 돌아 몸은 사나워지는데 푸른 새숨 드나들 빈 구멍 하나 없어 분주한 몸과 마음이 찬란하게 숨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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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우산’ 조오현···스님 떠난 두번째 추석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우산이나 하나 들고 나간다. 이 우산도 꿈 이고 저 우산도 꿈이다. 비오는 아침 한 세상이 비를 뿌리고 지 나간다 * 감상 노트 격외格外의 시조 3장. 마음 안에 처음 비롯된 상相이 그대로 시가 되었을까.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온전히 떠올린 것일까. 손에 잡힌 그 우산은 어쩌면 삼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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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오빠생각’ 최순애 12살에 지어···’고향의 봄’ 작곡 이원수와 결혼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 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오빠생각’은 최순애 작사, 박태준 작곡의 동요다. 최순애(1914~1998)가 12살 때인 1925년 11월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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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추석’ 홍사성 “집 나갔던 참새들 돌아와 짹짹 댑니다”
집 나갔던 참새들 돌아와 짹짹 댑니다 산적 부치는 기름냄새 마당 가득 고소합니다 가을 볕 따뜻한 마루 수염 긴 고양이도 하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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