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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슬픔에 대하여’ 김후란 “이름도 서러운 백리향처럼 그렇게 먼 세상”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픔보다 더 깊은 게 슬픔이란 걸 세월의 이끼 같은 슬픔이란 그리움이란 걸 아득히 높은산 바위 위에 홀로 피어 한여름 분홍 꽃망울 터져 그 향기 백릿길 번져 간다는 이름도 서러운 백리향처럼 그렇게 먼 세상 슬픔에 대하여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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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숭어나 민어처럼’?김상현 “이제라도 누가 나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다오”
숭어가 가장 어렸을 때는 모치라고 부르고 좀 더 자라면 참동어라고 부르고 그 보다 더 자라면 홀떡백이라고 부른다 민어의 어렸을 적 다른 이름은 감부리 좀 더 자라면 통치라고 한다 나는 한 번도 내 이름을 버린 적이 없이 날마다 허락해 주신 새 날을 그저 그 날이 그 날이거니 하며 살면서도 부끄럼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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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티없이 맑은 구윈의 하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내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 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 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을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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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일본 제대로 알기] ‘관동대지진’ ‘동일본대지진’ 겪었지만…
이 글은 필자들이 펴낸 <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에 대화체로 표현됐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편집자>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다들 뉴스에서 일본의 지진 소식을 접한 적 있지? 우리나라는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일본에는 크고 작은 지진이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어. 일본에 이렇게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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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일본 제대로 알기] “아저씨를 빌려드립니다”…렌탈 문화 ‘천국’
이 글은 필자들이 공동으로 지은 <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에 대화체로 엮어졌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편집자>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최근 일본에 렌타루 옷상(レンタルおっさん)이라는 말이 등장했는데, 이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 렌타루 바이크는 알지? 자전거를 빌리는 것 말이야. 옷상(おっさん)은 아저씨, 중년 남성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거든. 따라서 렌타루 옷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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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별헤는 밤’ 윤동주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계절이 지나 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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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어느 러시아 사학자의 ‘고조선 연구’···북한의 연구성과까지 반영
[아시아엔=편집국] 우리에게 고조선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 한국 최초의 국가이지만, 이를 알고 연구하는 서구학자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최근까지도 서구학자들 중 상당수가 고조선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 학자 유리 미하일로비치 부틴(Yuri Mikhailovich Butin)의 <고조선 연구>는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20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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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힘없는 자는’ 박노해 “화해할 자유마저 없나니”
힘없는 자는 용서할 자유마저 없나니 그것은 비굴함이기에 힘없는 자는 화해할 자유마저 없나니 그것은 도피이기에 힘없는 자는 침묵할 자유마저 없나니 그것은 불의의 승인이기에 힘을 기르자 저 강대한 세력을 기어코 뛰어넘을 저 사나운 폭력을 끝끝내 품어 안을 끈질긴 힘, 사랑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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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1945년 8월 15일'(광복절) 피천득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그 때 그 얼굴들, 그 얼굴들은 기쁨이요 흥분이었다. 그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보람이었다. 가슴에는 희망이요, 천한 욕심은 없었다. 누구나 정답고 믿음직스러웠다. 누구의 손이나 잡고 싶었다. 얼었던 심장이 녹고 막혔던 혈관이 뚫리는 것 같았다.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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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늘의 시]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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