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가을

  • [오늘의 시] ‘우주의 가을 시대’ 박노해 “첫 서리가 내렸다”

    첫 서리가 내렸다 온 대지에 숙살肅殺의 기운 가득하다 하루아침에 찬란한 잎새를 떨구고 흰 서릿발 쓴 앙상한 초목들 나는 텅 빈 아침 숲에 서서 하얀 칼날을 몸을 떨며 바라본다   싸늘한 안개 속으로 태양이 떠오를 때   사과 밭으로 올라가는 나는 지금 두 다리 밑에 지구를 깔고 우주를 산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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