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심근경색으로 죽음 문턱 넘은 ‘한궁 창시자’ 허광…”남은 삶, 한궁 세계화에 바치겠다”

창시 20주년 맞아 12월 인도 첫 선수권대회 추진…허황옥 인연 이어 K스포츠 확산

“지금 내게 허락된 매 순간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며, 못다 한 소명을 완수하라는 사명입니다.”

한국에서 탄생한 생활체육 ‘한궁(韓弓)’의 창시자 허광 세계한궁협회 총재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고백이다. 한궁의 보급과 세계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그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기적처럼 살아난 뒤 자신의 남은 시간을 ‘덤으로 얻은 생(生)’이라 부른다.

“참으로 고생 많았구나, 정말 애썼다.”

그는 20년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온 자신에게 뒤늦게 위로를 건넸다. 그러나 발걸음을 멈출 생각은 없다. 남은 삶의 목표는 한궁진흥법 제정과 K스포츠 한궁의 세계화다.

그 꿈이 오는 12월 인도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세계한궁협회와 인도한궁협회는 12월 4~5일 국제심판 세미나에 이어 6일 첫 인도 한궁 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06년 허 총재가 창시한 한궁이 20주년을 맞아 세계 인구 1위 인도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것이다.

한궁은 투호와 국궁에 양궁·다트의 장점을 결합한 종목이다. 전자 과녁에 핀을 던져 점수를 겨루며, 노년층과 어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다.

인도 진출의 기반도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서벵골주에서 열린 교육 등을 통해 인도 심판 21명이 자격을 취득했다. 올해 7월에는 한문화재단(이사장 김준일)과 세계한궁협회가 경기용 장비 5대를 인도 측에 전달했다.

허 총재는 인도와의 인연을 2000년 전 허황옥 설화에서 찾는다. 지난해 12월 인도 심판 교육생들과의 영상 통화에서 가야 김수로왕과 혼인한 허황옥 왕비를 언급하며 “허 왕비의 후손이 창시한 한궁이 한국에서 인도로 전해지는 것은 좋은 인연”이라고 말했다.

강석재 세계한궁협회 부회장도 태권도와 한궁을 결합한 ‘태궁’ 프로그램의 세계적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허 총재는 한궁이 어르신의 외로움을 덜고 장애의 장벽을 허물며 어린이에게 웃음을 주는 스포츠가 되기를 소망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한 사람의 꿈이 이제 인도에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한궁의 세계화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남은 생을 바쳐 이루려는 마지막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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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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