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 인절미·누룽지·양산 선물로 하객들 배웅…최승우 전 예산군수 “따뜻한 밥 한 끼에 사람 살리는 힘 있어”
개업을 축하하러 왔다가 오히려 선물 한 보따리를 받아 들었다. 파주에서 준비한 인절미와 누룽지 등 먹거리와 예쁜 양산이 정성스럽게 포장돼 있었다. 주인공은 축하받을 사람이었지만, 돌아가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데 더 마음을 썼다.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위례중앙로 34 힐스테이트 송파 더그리드 현장 식당에서 열린 김정훈 ㈜지오푸드시스템 대표의 현장식당 개업예배는 그렇게 시작과 끝이 따뜻했다.

이날 낮 12시 20분 열린 개업예배에는 군 시절 전우들과 오랜 사업 인연을 맺어온 지인, 기독교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식당 입구와 행사장에는 축하 화분이 놓였고, 한쪽에는 정성껏 차린 음식이 마련됐다. 손님들은 서로 악수하고 안부를 물으며 오랜만의 만남을 반겼다. 개업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오랜 세월 쌓아온 인연을 확인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축사에 나선 최승우 전 충남 예산군수(전 17사단장)는 김 대표와 반세기 넘게 이어온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두 사람은 1970년대 초 수도경비사령부 33대대에서 중대장과 부하로 만났다. 최 전 군수는 “젊은 시절에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었고, 오늘은 일터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을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군 생활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가치가 책임감과 전우애였다고 회고했다.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 동료를 배려하고 어려울 때 함께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며 김 대표가 바로 그런 마음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다고 했다.
최 전 군수의 축사는 자연스럽게 밥 한 끼의 의미로 이어졌다. “식당은 단순히 음식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노동으로 지친 사람들이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으며 힘을 얻고 서로의 안부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정성껏 차린 밥상에는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습니다.”
이날 예배에선 성경의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말씀대로 김정훈 대표의 정직한 경영과 따뜻한 섬김, 직원들과의 동행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사업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큰 성공이라는 뜻이리라.
김정훈 대표에게 건설현장 식당은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여러 건설현장에서 급식사업을 운영하며 근로자들의 밥상을 책임져 왔다. 새벽부터 일터에 나선 사람들이 따뜻한 식사로 기운을 되찾고, 동료들과 하루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어 온 것이다.
그가 가장 강조해 온 것은 좋은 식재료와 정직한 운영,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다. 2024년 지오푸드시스템 창립 20주년에는 20년간 회사를 지켜온 임도연 이사에게 20돈짜리 금 열쇠를 선물하고, 직원 전원에게 금반지와 금일봉을 전달했다. 회사가 성장한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 “회사가 유지되고 발전해 온 것은 직원들의 한결같은 헌신 덕분”이라며 좋은 식자재를 공급하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직원들과 성과를 나누고, 사람을 중심에 두는 경영철학이 이번 개업예배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날 자리가 더욱 뜻깊었던 것은 50년 넘게 이어온 전우애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1985년 옛 전우들의 모임인 ‘한솥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군복을 벗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뒤에도 서로의 기쁨과 어려움을 나누며 인연을 이어왔다. 최승우 전 군수와의 관계 역시 계급을 넘어 평생의 우정으로 발전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음식을 함께 나눴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음식 앞에는 줄이 이어졌고, 식탁마다 웃음과 대화가 오갔다. 누군가는 오래전 군 생활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김 대표의 새로운 사업을 축복했다. 사진을 함께 찍으며 반세기 세월을 되짚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하객들에게 선물 보따리가 안겨졌다. 파주 인절미와 누룽지 등 정성껏 준비한 먹거리였다. 멀리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빈손으로 돌아가게 할 수 없다는 주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오래된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작은 정성도 함께 나누려는 김 대표의 삶이 선물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이다. 이날 개업예배에서 만난 김 대표의 삶과 경영철학에도 이 말이 어울린다. 좋은 재료를 고르고, 정직하게 밥상을 차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챙기는 일. 그가 오랜 세월 지켜온 원칙이다.
사업의 성패는 앞으로의 시간에 달려 있다. 그러나 개업 첫날부터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있다. 밥 한 끼를 소중히 여기고, 사람과의 인연을 잊지 않으며,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려는 마음이다.
손님들이 돌아간 뒤 식당에는 다시 일상의 밥상이 차려질 것이다. 김정훈 대표가 앞으로 맞이할 손님들은 축하객이 아니라 하루의 노동을 감당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이다. 그들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내놓는 일, 그것이 이날 개업예배에서 나눈 축복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