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의 시] ’10월’ 홍사성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사과는 붉게 맛들었는데
정초에 했던 다짐
절반도 못 이룬 땡감인 채로다
가을볕
하루씩 줄어들고
여름내 우아하던 백로는
멀리 남쪽으로 떠나는 계절
후회는
빈 들판 지나가는 구름그림자
지금 필요한 것은 호들갑
사과도 용서도
더는 미룰 일 아니다
찬서리 내리기 전에
옷장정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저녁안개 아직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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