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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추석] 송편 빚는 손들이 이어준 한국과 아랍의 ‘가족 명절’

어린이 참가자가 고사리손으로 송편을 빚고 있다. 한국의 명절문화를 가족이 함께 체험한다는 이번 행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아부다비의 한 공간에 여러 나라 사람들이 둘러섰다. 앞치마와 장갑을 낀 참가자들의 손에는 하얗고 분홍빛이 도는 작은 반죽이 들려 있었다. 가운데 소를 넣고 오므리자 저마다 다른 모양의 송편이 만들어졌다. 어른들 사이에서는 어린아이도 고사리손으로 반죽을 빚었다.

한국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은 서울도, 전주도 아닌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였다.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직접 송편을 빚고 있다. 반죽을 펴고 소를 넣는 손길을 통해 한국의 추석 문화를 체험했다.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원장 김정은)은 9월 19일 ‘2026 추석행사’를 열었다. 세종학당 수강생과 가족들이 참여해 추석의 의미와 풍습을 배우고 직접 송편을 만들었다.

행사는 추석에 관한 문화 강의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한국인들이 왜 추석에 가족을 찾아가고 송편을 빚는지, 명절에는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놀이를 하는지 설명을 들었다. 사진 속 참가자들의 얼굴에서는 낯선 문화를 접하는 호기심과 웃음이 교차했다.

이어 직접 송편을 빚었다.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반죽을 펴고 소를 넣어 모양을 만들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었다. 송편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잡채와 약밥, 수정과 등 한국의 명절 음식도 맛봤다. 공기놀이와 제기차기, 딱지 만들기 같은 전통놀이와 공예 체험도 이어졌다.

한국의 추석과 아랍권의 명절은 기원과 의미가 다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비롯한 이슬람권에는 추석처럼 수확과 조상을 중심으로 한 명절은 없다. 그러나 라마단이 끝난 뒤 맞는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와 성지순례 시기에 맞는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에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고 음식을 나누며 이웃을 찾는다.

명절의 종교적 배경은 다르지만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는 닮은 구석이 있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옷이나 선물을 마련해주고, 친척과 이웃을 찾아 음식을 나누는 풍경도 익숙하다. 한국인이 추석에 송편과 음식을 나누듯 아랍권에서도 이드는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추석 문화 체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기다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의 명절이 현지 참가자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단순한 한식 체험 이상의 장면을 만들었다. 한국말을 배우던 수강생들이 가족과 친구를 데려왔고, 교실에서 배운 ‘추석’과 ‘송편’이라는 단어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졌다.

특히 사진 속 어린이가 송편 하나를 조심스럽게 빚는 모습은 이날 행사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국문화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맛보고 함께 웃는 경험을 통해 문화를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세종학당의 한국어 교육도 자연스럽게 문화 체험으로 확장됐다. 언어는 교재 안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음식과 놀이, 가족문화 속에서 더욱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어 학습에서 시작된 관심이 음식과 놀이, 공예 등 생활문화 체험으로 확장됐다.

행사 막바지에는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을 손에 들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한국의 명절을 경험한 흔적이었다.

송편의 모양은 모두 달랐다. 그러나 가족과 친구가 모여 음식을 만들고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명절의 마음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아부다비에서 이날 빚어진 작은 송편은 한국의 추석을 소개하는 음식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두 문화가 만나는 매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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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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