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사회

[윤석호 칼럼] 2026년 직매립 금지,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할 마지막 기회

2026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사진 연합뉴스>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단순한 폐기물 처리 규제 강화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폐기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가를 다시 묻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다. 그동안 폐기물 정책은 ‘매립을 줄이기 위해 소각한다’는 단순한 접근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소각 중심의 해법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또 다른 부담을 만들어내고 있다.

생활폐기물 1톤을 소각하면 약 150~200kg의 소각재가 남는다. 이 가운데 바닥재뿐 아니라 집진 설비에서 걸러지는 비산재에는 중금속과 다이옥신 같은 유해 물질이 고농도로 농축된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유기물은 사라질 수 있지만, 무기물과 중금속은 형태만 바뀔 뿐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소각재에 포함된 중금속은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는 화학적 특성을 지닌다.

문제는 이 유해 물질을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식에 있다. 현재 대부분의 매립 현장에서 소각재와 지하수를 차단하는 수단은 차수막과 비닐 시트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차단 시설의 수명은 길어야 50~100년에 불과하다. 독성 물질의 위험성은 사실상 영구적인데, 이를 통제하는 관리 수단은 유한하다는 구조적 불균형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환경 위험과 관리 비용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가되고 있다.

2026년 이후에는 소각재마저 처리할 곳이 없어지는 이른바 ‘애시 록(Ash-Lock)’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립장 반입 기준이 강화되면서 비산재는 일반 매립지 반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일부 민간 지정폐기물 매립지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처리 단가는 톤당 60만 원 이상으로 치솟을 전망이며, 매립 가능 용량 역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묻을 장소가 없는 상황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도 대안 기술은 있었다. 일본 등 해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열분해 용융 시설이 도입됐지만, 운영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TMS 자료에 따르면 일부 용융 시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일반 소각시설보다 3~4배 높았다. 저온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 연소와 타르는 후단 설비에 과부하를 주었고, 이를 제어하기 위해 폐기물 1톤당 약 96kg의 중화제를 투입해야 했다. 높은 에너지 소비와 운영비 부담으로 인해 이들 시설은 ‘세금 먹는 하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다.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플라즈마 가스화다. 1,500℃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 폐기물을 분자 단위로 분해함으로써 다이옥신 등 유기성 유해물질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오염물질 발생 자체가 적기 때문에 후처리 약품 사용량도 톤당 약 2kg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플라즈마 가스화의 핵심 가치는 에너지 효율에 있다. 폐기물은 고순도 합성가스로 전환돼 발전, 수소 연료, 화학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무기물은 유리질 슬래그로 배출돼 중금속 용출 우려 없이 건설 자재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매립을 없애는 차원을 넘어, 폐기물을 무해화하고 자원으로 되돌리는 근본적 해법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역 분산형 에너지 모델과의 결합 가능성이다. 폐기물 발생지 인근에서 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수행하면 송배전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지역 에너지 자립도도 높아진다. 나아가 생산된 에너지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주민 연금’ 모델은 폐기물 시설을 기피 대상이 아닌 지역 자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2026년 직매립 금지는 위기가 아니라 선택의 갈림길이다. 소각 중심의 임시 해법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국산 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환경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 지역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인지가 이제 분명해졌다. 폐기물 정책은 더 이상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의 문제다.

편집국

The AsiaN 편집국입니다.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