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제자리’로 돌아가다

“여호와께 구속 받은 자들이 돌아와 노래하며 시온으로 돌아오니 영원한 기쁨이 그들의 머리 위에 있고 슬픔과 탄식이 달아나리이다”(이사야 51:11)
구원의 여정은 단지 앞으로만 나아가는 길이 아닙니다.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재촉합니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질주하는 무리들 사이에서 우리도 덩달아 어디론가를 향해 달리곤 합니다. 중간중간 멈춰서 쉬는 순간들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 쉼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쉼은 돌아가는 길에서만 누리는 것입니다.
일상을 지내다 보면 어떤 깊은 안도감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지나가고, 복잡했던 마음이 정돈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모든 게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 어쩌면 이 말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자리를 더듬어 발견하게 해 주는 단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제자리에서 여기까지 온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 제자리를 이사야 51장은 ‘시온’이라고 부릅니다. 구속받은 자들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가는 곳, 고통과 불안이 멈추고, 영원한 기쁨이 머리 위에 머무는 곳입니다. 그곳은 단순한 장소나 공간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 존재에 딱 맞게 마련된 제자리, 그 자리가 바로 시온입니다.
군인들이 왜 그토록 전역을 손꼽아 기다릴까요? 단지 고된 시간이 끝나기만을 바래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집에 돌아갈 날을 기다립니다. 돌아갈 곳이 없는 군인들에게 전역은 막막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마음 놓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나를 반겨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능력입니다.
우리가 이 땅을 살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는 이유는 돌아갈 곳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 아닐까요? 혹은,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멀리 가 있어도, 삶이 지쳐도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걷고, 견디고, 노래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 기간을 어떻게 견뎠겠습니까? 그들은 시온을 생각하며 견뎠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 3:11)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존 본능과 더불어 귀소 본능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돌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돌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삶은 막연하고 낯선 미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된 본향을 향한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를 기다리시는 아버지가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