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문] 국민소득 4만달러 눈앞인데…청년들은 세끼부터 줄였다

반도체 호황에 기업이익·저축률 급증…유가 100달러 육박·마이너스통장 금리 7% 부담
삼성 美 파운드리 ‘풀케파’ 전망…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시대, 유치보다 정착으로
9월 9일 주요 신문은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기업이익과 총저축률도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국민소득 지표와 생활 현장의 거리는 멀다. 대학생들은 무료 아침밥과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7%에 육박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물가와 기업 비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가 가동 전부터 생산물량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반면 포스코 노조는 파업시간을 120시간으로 늘리고 10월 전면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편집자>
경제·금융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눈앞…기업이익·저축률 급증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26.4% 늘어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이익이 18.5% 증가했고 총저축률은 45.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와 일부 기업에 집중된 소득 증가가 가계의 소비와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는지는 따로 살펴봐야 한다.
대학가 고물가 생존법…무료 아침·도시락·저녁 거르기
개강한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식비를 줄이기 위해 무료 아침밥을 제공하는 교회와 ‘천원의 아침밥’을 찾고 있다.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저녁을 거르거나 값싼 식당 목록을 공유하는 학생도 늘었다. 국민소득은 4만달러를 바라보지만 청년들이 하루 세끼를 걱정하는 현실은 소득지표와 체감경제의 차이를 보여준다.
마이너스통장 금리 7% 육박…잔액 줄어도 부담은 여전
주식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원대에서 43조원대로 줄었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높은 대출자에게도 일부 상품의 금리 상단이 연 6% 후반에 이른다. 한도 소진율도 45% 안팎으로, 가계의 긴급 생활자금 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증시 급락 충격에 개인 자금 이탈…반도체 랠리 부담
투자자예탁금은 7일 기준 93조900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보다 45조7000억원 줄었다. 개인투자자는 최근 나흘 동안 1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업이익 전망은 크게 나빠지지 않았지만 급락장에서 입은 손실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졌다.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개인 자금 이탈과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참여성장펀드 2차 판매…절반은 서민에게 배정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가 9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24개 은행과 증권사에서 선착순 판매된다. 전체 6000억원 가운데 서민 배정 비율을 1차 때의 20%에서 50%로 높였다. 최대 18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가입 뒤 5년간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므로 자금 운용계획을 따져봐야 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 넘나…11일 CPI 분수령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일 장중 4.81%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인공지능 투자에 따른 회사채 발행 증가와 장기국채 공급, 물가 불안이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11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으면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 취약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높일 수 있다.
기업·산업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가동 전부터 생산물량 확보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이 이달 말 시범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나노 공정 수주가 이어지면서 초기 월 5만장 규모의 생산물량이 상당 부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의 반도체 수요를 선점하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 CXMT, D램 점유율 10% 돌파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1년 만에 4%에서 10% 이상으로 상승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모바일 메모리 시장을 넓힌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범용·모바일 D램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 120시간 파업 예고…10월 전면파업 검토
포스코 노조는 9일부터 포항·광양 일부 공장에서 시작하는 파업을 48시간에서 120시간으로 늘리고 대상 사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이 추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10월 전면파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업황 부진과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과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KT&G ‘릴’, 3초 예열로 아이코스 추월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국내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맛의 차별화보다 충전과 예열시간 등 기기의 편의성이 소비자 선택을 좌우했다. 흡연인구가 줄면서 전자담배업계의 경쟁도 신규 고객 확보보다 기존 이용자의 기기 교체 수요를 잡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환율 1340원대로 하락…항공업계 비용 부담 완화
원·달러 환율이 1550원대에서 1340원대로 내려오면서 항공사의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항공화물 수요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워지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물가·생활
국제유가 100달러 눈앞…120달러 전망까지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등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접근했다. 일부에서는 비축유 감소와 중국의 원유 구매 확대가 겹치면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과 전기·가스요금, 운송·제품 가격을 차례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중국산 ‘염색 줄기상추’ 논란…긴급검사에서는 불검출
중국에서 채소에 사용할 수 없는 식용색소로 줄기상추를 염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불안도 커졌다. 중국산 줄기상추 수입량은 연간 약 3만t으로 3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당국이 긴급 수거해 검사한 8건에서는 문제가 된 색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정보보다 원산지 표시와 당국의 검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설탕세 도입 논의에 가공유 가격 인상 우려
당류가 들어간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가 시행되면 가공유와 발효유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흰우유 소비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한 유업계에는 200mL 제품 한 개당 최대 100원가량의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추산도 있다. 설탕 섭취를 줄이는 공중보건 효과와 소비자 물가 부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부동산
장기전세 퇴거 가구 72%가 자가 마련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가구 가운데 82%는 계약기간을 채우기 전에 자발적으로 나갔고, 퇴거 가구의 72%는 이후 자기 집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 가구의 69.9%는 매달 평균 62만5000원을 저축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년 만기가 돌아오는 약 9300가구를 예외 없이 퇴거시키고 신규 무주택자에게 재공급할 방침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 주춤…중랑·노원은 강세
8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7%로 전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중랑구는 115.2%, 노원구는 102.8%로 감정가를 웃돌았다. 서울 핵심지역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다만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외곽지역이 먼저 조정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이 서울 집값 밀어 올려”…높은 소득의 역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종사자의 소득 증가가 수도권 주택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주택의 임대료 대비 매매가격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산업 호황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주거 진입장벽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사회
외국인 유학생 30만명 시대…양보다 정착에 무게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인재양성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유학생 수 확대 목표를 별도로 두지 않고 교육의 질과 졸업 후 취업·정착에 정책의 중심을 둔다. 미인증 교육기관에는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유학원 관리도 강화한다. 외국인 유학생을 등록금 수입원이 아니라 지역과 산업에 필요한 인재로 연결하는 제도가 관건이다.
수능 N수생 19만6000명…23년 만에 최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지원한 졸업생 등 N수생은 19만6000명으로 2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재학생은 1만7000명 줄고 졸업생은 1만4000명 늘었다. 사회탐구 2과목 선택자는 4만3000명 증가한 반면 과학탐구 2과목 선택자는 4만6000명 감소했다. 응시집단과 선택과목 구성이 크게 달라져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정시 합격선 예측도 어려워졌다.
외래진료 연 300회 넘으면 본인부담률 90%
내년부터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00회를 넘으면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90%로 높아진다.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진료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불필요한 반복 진료를 줄이려는 조치지만 중증·희귀질환 등 불가피하게 의료 이용이 많은 환자에 대한 예외기준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의혹…검찰, 경찰 압수수색
제주지검은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주경찰청과 제주서부경찰서, 담당 경찰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고와 기록이 사실대로 작성됐는지가 핵심이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실종수사에서 절차와 지휘·감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국제
엔화 153엔대·일본 국채금리 3%…초저금리 시대 저무나
엔화 가치가 반년 만에 달러당 153엔대로 올랐고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4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이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과 한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북·러 첫 국경 도로교 개통…인적·물적 교류 확대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첫 국경 도로교인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개통됐다. 양국 총리가 영상으로 개통을 선언했으며, 다리에는 김일성을 도운 소련 장교의 이름을 따 ‘노비첸코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존 철도에 이어 자동차 통행로까지 확보되면서 북·러 간 물류와 인적 교류가 확대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제 교역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란, 호르무즈 카드가 원유 수출 막는 자충수로
미국의 봉쇄가 재개된 뒤 이란의 신규 원유 수출이 사실상 막혔고 중국으로 향하던 비축 원유도 10월 중순이면 소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융제재까지 겹치면서 이란 경제는 올해 5.4%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해협을 압박해 유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이란 자신의 수출로까지 막는 결과를 낳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11월 협상 가능성 주목
미국은 겨울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측 특사들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키이우로 향하면서 새로운 중재안이 전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고 푸틴 대통령도 미국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려 한다는 점에서 11월이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늘의 흐름
오늘 신문에는 ‘4만달러 국민소득’과 ‘세끼를 줄이는 청년’이 함께 등장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이익과 저축률이 뛰고 삼성의 미국 파운드리에는 기대가 몰린다. 그러나 대학생은 무료 아침밥을 찾아다니고 가계는 7%에 가까운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감당한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경우 기업의 생산·운송비와 가계의 생활비가 다시 오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도 세계 금융시장과 국내 대출금리에 부담이다. 포스코 파업과 중국 메모리업체의 추격은 한국 제조업이 안팎에서 마주한 압력을 보여준다.
국민소득 4만달러는 의미 있는 이정표다. 그러나 오늘 신문이 보여주는 더 중요한 과제는 성장의 숫자를 한 끼의 식사, 안정된 일자리와 주거, 감당할 수 있는 이자로 바꾸는 일이다. 국민소득이 올라도 국민의 하루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4만달러의 의미는 반쪽에 머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