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점과 성찰] “육사 개편, 정치적 판단 아닌 국가전략으로 접근해야”…조현규 중국전문가의 두 모교에 대한 성찰

육군사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조현규 박사(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가 최근 두 모교를 돌아보며 삼군사관학교 통합 논의에 대한 깊은 소회를 밝혔다.
조 박사는 1985년 육군사관학교를, 1990년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다. 36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외대 이문동 캠퍼스에서 그는 젊은 시절 중국어 한 글자, 한 단어를 더 배우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그 시간이 훗날 중국과 대만을 연구하는 평생의 길로 이어졌음을 회고했다.
그러나 외대에서 돌아오는 길, 그의 마음 한편에는 또 다른 모교인 육군사관학교에 대한 걱정이 자리했다. 육사는 그에게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었다.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배우고, 책임·명예·헌신·동료애라는 군인의 가치를 가슴에 새긴 공간이었다.
조 박사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삼군사관학교 통합 논의에 대해 “군 역시 시대 변화에 맞게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군사교육체계의 개편은 냉철한 군사적 필요와 장기적인 국가전략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정치적 감정이나 특정 사건에 대한 응징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육사 개편 논의 “군사적 필요와 국가전략이 기준 돼야”
조 박사는 특히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과거 정치적 사건과 연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사관학교 통합을 쿠데타에 대한 응징이나 재발 방지라는 논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군 개혁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데타는 특정 학교의 존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군의 충성, 문민통제, 올바른 군사교육과 지휘체계, 정치와 군의 엄격한 분리가 쿠데타를 막는 근본적인 장치”라고 밝혔다.
국가 미래를 책임질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변화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조 박사는 “역사와 전통은 쉽게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헌신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익기 동아노인복지연구소 소장 “교육기관은 국가관과 전문성을 만드는 공간”
김익기 동아노인복지연구소 소장(전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전 중국인민대 석좌교수)은 조현규 박사의 글에 대해 “두 학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서도 깊은 울림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조 박사가 육사에서 군인의 책임과 사명을 배우고, 한국외대에서 중국어를 익혀 중국과 대만 연구라는 전문 영역을 개척한 과정을 언급하며 “교육기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치관과 전문성을 형성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관학교 개편은 정치적 감정이나 응징이 아니라 냉철한 군사적 필요와 장기적인 국가전략에 기반해야 한다는 조 박사의 지적은 현재 군 개혁 논의에서 중요한 문제 제기”라고 밝혔다.
육사 개편, 과거 평가 넘어 미래 국방 설계의 문제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한 사관학교 체계 개편 논의는 하나의 학교를 유지할 것인가 없앨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군 조직의 효율성, 합동성 강화, 미래전 대응 능력이라는 현실적 과제와 함께 수십 년간 국가 안보 인재를 양성해 온 교육 시스템의 역할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다.
조현규 박사가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대한민국 국방의 미래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선택은 무엇인가.”
사관학교 개편 논의가 과거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넘어, 미래 안보 환경에 맞는 장교 양성과 군 교육체계를 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