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대만해협 봉쇄되면 한국도 직격탄…“한일, 해양안보 정보부터 공유해야”

대만해협은 동북아의 핵심 해상교통로다. 전문가들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나 봉쇄가 발생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무역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료사진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해양안보 분야에서 정보 공유와 공동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최근 열린 한중일 안보 전문가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대만해협이 단순한 중국과 대만의 군사 문제를 넘어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무역·산업에 직접 연결된 핵심 해상교통로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 참석자는 “대만해협은 한국과 일본의 주요 에너지 공급로이자 무역로”라며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양국 모두 에너지와 무역, 산업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이 대만해협 상황에 대한 정보를 보다 긴밀히 공유하고, 위협 수준과 군사적 의도를 공동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논의는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군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와 한반도 주변에서 공동비행을 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참석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양국이 조기경보 정보를 공유하고 훈련의 목적과 의도를 함께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군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잠수함 탐지와 기뢰 제거 등에서 오랜 경험을 축적해 왔고, 한국 역시 해군과 공군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일 안보협력에는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좌담에서는 동해 명칭과 독도 문제 등 양국 간 역사·영토 문제가 안보협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활동에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져도 독도와 동해 문제가 먼저 정치 쟁점화하면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참석자들은 중국의 해군·공군력이 계속 확대되고 중러 공동훈련이 빈번해질 경우 한일이 지금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할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대만해협, 동중국해, 서해와 동해로 이어지는 해역을 각각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공간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의 군사활동과 회색지대 전략이 여러 해역에서 동시에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좌담에서는 정부 차원의 군사협력뿐 아니라 반관반민 형태의 전문가 협의체와 공동연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과 일본 전문가뿐 아니라 대만 연구자까지 참여해 중국의 해양전략과 역내 군사 움직임을 공동 분석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대만해협의 위기는 대만에서 시작되더라도 그 충격이 한반도와 일본까지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이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점이었다. 군사적 위기가 닥친 뒤 협력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부터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위협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한일 간 협력의 틀을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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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아시아엔 기자,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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