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은 ‘예술의 부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런던 올림픽에서 세워질 신기록이나 에티오피아 육상선수 카넨에사와 소말리아 무하마드 파라의 경쟁, 마이클 펠프스와 라이언 로쳇의 경쟁 등에 대한 글을 바랄 것이다. 아니면 영국 수영선수 루시 맥그리거나 중국 탁구 선수 마린, 혹은 벨라루스의 에카트리나 칼스틴 등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또다른 볼거리가 있다. 바로 ‘예술’이다. 로고 디자인부터 건축, 부대행사 등 세계 여러 문화에서 부활한 다양한 예술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

아랍인들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을 바랐지만, 튀니지 수영선수 오사마 알마루리, 모로코 육상선수 자와드 가랍, 하스나 벤헤시, 모로코 알제리아인 육상선수 라시드 람지 등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 아랍인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이라크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6년에 걸쳐 설계한 ‘런던수중센터’가 그것이다. 1만75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센터는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강하게 흐르는 물줄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이라크 출신 영국인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런던 수중센터 <사진=런던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주요 경기들은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다. 이제는 중국 건축의 아이콘이 된 베이징의 ‘새둥지 경기장(버스를 타야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다)’처럼 런던도 시계와 다리 뿐 아니라 특이한 조형물이 들어섰다.

런던 건축의 부활

인도출신의 영국 예술가 아니시 카푸르가 디자인한 아르셀로미탈 궤도, 런던 올림픽을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 <사진=visitlondon.com 블로그>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올림픽촌 정원에서 뉴 타워를 공개할 때 기대했던 성공과 마찬가지로 자하가 설계한 런던수중센터를 평가했다. 뉴 타워는 바로 하늘문을 디자인한 인도 뭄바이 출신 아니시 카푸르의 작품이다. 이 두 건축물은 공통점이 있는데, 건축가가 영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런던시민이라는 것과 세계의 건축가들에게 영국 예술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보리스 존슨 시장의 문화예술 조언자는 ‘무니라 미르자’이다. 이 젊은 예술인은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부터 아랍 현대미술을 알려 왔다.

셰익스피어(Shakespeare)에 대한 사랑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다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루는 두 개의 원서를 접하게 된다. 첫장에 배우들의 사진이 있는 고급스러운 영국판, 그리고 양면에 셰익스피어가 쓴 원문이 현대영어로 된 설명과 함께 신문종이에 인쇄된 인도판이 그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영화, 드라마, 발레, 심지어 삽화까지 수천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귀한 보물이자 문화적 자산이다. 런던 올림픽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현대 시인 마크 레이븐힐은 궁정 셰익스피어 극단과 함께 그의 448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국제 셰익스피어 축제를 시작했다.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레이트포드와 런던을 시작으로 에이반, 겟츠헤드 뉴캐슬, 버밍햄, 브링튼, 웨일즈와 스코트랜드 등 영국 각지와 이라크, 브라질, 멕시코 등 전 세계 극작가들의 작품 37개가 이 축제에서 소개된다.

뉴질렌드의 응가우 토아 극장단이 세계 셰익스피어 축제 개막식날 런던 글로벌 극장에서 전통춤 ‘하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Miguel Medina/ AFP 통신>

마크는 셰익스피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부럽다.
당신의 세상은 새롭고 한계가 없다
당신의 언어는 한 곳에 묶여있지 않다
당신은 ‘셰그스비어’나 ‘셰크스피어’도 될 수 있다
그 의지 강한 펜이 선택하는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다
사람의 모든 생각과 온 마음은
어느 한 나라 말에 종속되지 않은 채
나누고 정복하고 묘사하고 팔 수 있는, 온전히 당신 것이었다
당신만의 행성에 우리의 언어 제국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모든 세포들을 존재에서 투명하게 만들려 서둔다
우리는 우리를 종소리로 포장한다
우리가 말하거나 쓰는 모든 단어에는 대가가 따른다
우리의 작은 인생들은 거래로 끝이 난다
당신은 우리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었고 거기에는 이익이 따르지만
그보다 큰 가능성도 남겨주었다, 저주할 수 있는”

수백만의 예술

런던에서는 미술과 사진 전시들이 예술 마라톤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에는 500만 명의 사람들이 상점과 공원, 전시회와 박물관에서 몸의 언어로 세계의 희망과 고통을 전하는 댄스 축제를 벌였다.

감각과 장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특정 기관들의 도움으로 스포츠와 문화, 예술을 접목시킨 작품을 발표하는 장애인 예술도 눈길을 끈다.

횃불을 들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이 펼쳐졌던 올림피아에서 올림픽 횃불과 함께 예술이 시작된다. 횃불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개막식에서 시작됐는데, 세계 유명인사들이 도시와 국가, 대륙을 횃불로 연결해 마지막으로 올림픽 개최도시에 도착한다. 이 횃불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반짝이는 예술이 남는다.

횃불 디자인은 경기마다 다르지만 길이 72cm, 무게 985g은 그대로다. 불꽃은 15분간 타며, 비가 와도 꺼지지 않는다.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헤라신전에서 채화된 런던올림픽 성화 <사진=대한민국 정부 대표 블로그, 정책공감>

런던은 횃불을 가로채려던 시위자들 때문에 행사 중 경로를 바꾸기도 했다. 파리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벌여졌고, 불은 세번이나 꺼지는 상황을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런던올림픽의 횃불은 70일간 영국에서만 8000명에게 전해졌다.

로고, 포스터, 마스코트

런던올림픽의 로고는 켄트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라이스 에반스가 디자인했다. 이는 16~21세 150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가한 대회 수상작이었다.

런던 올림픽 로고 <사진=런던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포스터 제작은 12명의 영국 예술가들이 참여해 이뤄졌다. ‘사랑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두 마리 새를 담은 디자인, 수중 스포츠를 표현한 파란 파도,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올림픽 링을 쌓아 올린 조각 작품 등이 모였다.

앤시아 해밀턴, 밥 앤 로버타 스미스, 브리짓 라일리, 크리스 오필리, 피오나 베너, 게리 흄, 하워드 호지킨, 마틴 크리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레이첼 화이트리드, 사라 모리스, 트레이시 에민 등 영국 미술계의 주요 작가 12명이 참여한 올림픽 공식 포스터 <자료사진=조선일보USA>

두 개의 마스코트는 1850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던 매치 웬락(Match Wenlock)과 슈로프샤이어(Shropshire)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이 마스코트는 손목에 세계와의 친분을 의미하는 다섯가지 색의 원을 둘렀다. 머리에 있는 표시는 각 경기에서의 승자 3명을 뜻한다.

두 번째 마스코트는 버킹검 아일즈베리에 있는 스톡 맨드빌 병원 이름을 딴 맨드빌(Mandeville)이다. 장미빛 초시계를 들고 장애를 상징하는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모자를 쓰고 있다.

올림픽 마스코트 웬록(Wenlock)(왼쪽), 장애인 올림픽 마스코트 맨드빌(Mandeville)(오른쪽) <사진=런던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번역=임현정 인턴
정리=박소혜 기자 news@theasian.asia

*원문은 아시아엔(The AsiaN) 영문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www.theasian.asia/?p=24436
http://www.theasian.asia/?p=24599
http://www.theasian.asia/?p=2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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