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석의 뉴스돋보기] 삼성이 직원들을 사면하는 이유는…
[한겨레] 삼성, 징계 임직원 ‘특별사면’
삼성그룹이 오는 12월 이건희 회장의 취임 25돌을 기념해 임직원들의 징계기록을 없애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1일 “앞으로 직원들의 징계기록 삭제를 검토하려 한다”며 “작은 과실에 따른 징계기록을 삭제해줌으로써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이 팀장은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전과를 없애주는 것과 비슷해 ‘사면’이라고도 할 만하지만, 이 팀장은 “민간기업이 사면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임직원 징계기록 삭제가 올해 이뤄지게 되면 네번째다. 삼성은 1993년 제2창업 5돌을 맞아 처음으로 징계기록을 삭제해줬고, 1996년에는 그룹 창립 58돌을 기념해 임직원 2900여명의 징계기록을 없앴다. 2008년에도 징계기록 삭제가 이뤄졌다. 삼성은 임직원들의 화합이 필요한 시점마다 이처럼 징계기록 삭제를 시행해왔다. (하략)
*삼성이라는 사기업이 사내에서 징계기록을 삭제한 것이 오늘자 일간지들에 큰 기사거리였습니다. 이미 삼성이 하나의 기업을 넘어 ‘준국가’에 해당하는 조직이 된 느낌도 듭니다.
그리고 이번 사면에 대해 두 가지 측면의 궁금증을 미디어가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이 기업을 일으킨 고 이병철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된다”고 말했다는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된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도 이번에 말소(?)가 될 지 여부입니다.
또 하나는 기업 측 설명과 달리 ‘개인의 잘못’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지시나 강압을 행해서 어쩔 수 없이 국가의 법률에서 회사 사규까지 다양한 법칙을 어긴 경우를 구제해 주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재벌이 정치자금 불법제공이나 비자금 문제로 곤욕을 치렀고 삼성도 예외는 아닙니다. 회사에 충성을 하다가 유죄 판결이 내려진 이런 사람들을 구제하는 의미도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