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최성민 ‘한국 차의 진실’···”사리사욕·명리추구 차계 정화의 계기 되길”
<한국 차의 진실>(최성민 저, 책과나무 냄)은 ‘한국 차 삼현(三賢, 한재·다산·초의)이 구축한 전통 제다·다도의 탁월한 정체성’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한국 차와 차문화 부활의 답을 한재 이목,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가 닦아 제시한 ‘전통 녹차’ 제다와 그것에 기반한 ‘한국 수양다도’에서 찾아냈다.저자는 오늘날 한국 전통차인 녹차와 녹차 제다를 주축으로 삼는 한국 차농과 차산업이 침체에 빠진 원인을 한국 차학계와 차계의 무지하고 무분별한 산화·발효차와 보이차를 맹종하는 차사대주의라고 진단했다.
그는 “차 선진국인 중국과 일본에서 녹차 소비가 절대적인 이유는 녹차가 심신건강 수양음료로서 차의 3대 성분인 카테킨, 테아닌, 카페인을 가장 적절히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 차 삼현 한재, 다산, 초의는 일찍이 녹차의 이런 우수성을 한국 전통차와 차문화의 정체성으로 파악하여 명시하였다고 한다.
한재 이목은 <다부>에서 한국 차문화의 정체성을 ‘수양다도’로 제시하였다. 이는 녹차가 지닌 카테킨의 심신 활성화 기능성 및 이에 기반한 테아닌과 카페인의 심신 안정 및 각성 기능을 유효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다.
다산은 강진 다산에서 구증구포 녹차로서의 단차(團茶), 배쇄(焙?) 곡우 입차, 삼증삼쇄 고급 연고(硏膏) 녹차 제다 등 독창적이고 다양한 제다법으로써 일관되게 녹차 제다를 하였다. 다산은 특히 ‘다신계(茶信契)’ 결성을 통해 제자들로 하여금 ‘행사적 수양다도(行事的 修養茶道)’를 실천하게 하였다.
초의는 <다신전>과 <동다송>을 통해 찻잎에 든 ‘기(氣)’의 최고 활성상태인 ‘다신(茶神)’의 의미를 파악하고, 중국 명대(明代)의 덖음 제다법을 소개하여 한재의 수양다도와 다산의 녹차 제다를 보완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동양사상의 차학 이론에 기반한 월등한 한국 전통차와 차문화가 최근 차 상업주의에 편승한 보이차 맹종 추세와 더불어 일부 차산지 지자체의 실적주의와 그곳 대학의 차학 관련 일부 교수들의 한탕주의 거짓논리와 결탁하여 폐기물 옛차(唐나라 황갈색 떡차류)를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차학계 일부에서는 그릇된 논리 제공으로 이런 왜곡된 차 환경을 부추기면서 한국 차문화를 후퇴시키는 데 대한 반성은커녕 반학문적 요설로 패악적 차담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저자는 “<한국 차의 진실>이라는 책이름은 오늘의 한국 차와 차문화가 차계와 차학계 주도 세력의 사리사욕과 명리 추구의 제물로 왜곡과 농락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 책에서는 한국 차 삼현의 절실한 차론(茶論)을 빌려 한국 차학계와 차계에서 진실한 차론을 외면하고 사리사욕과 명리추구에 경도된 일부 학자들과 차명망가들의 위선과 비리를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