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할머니, 하루 수입은?
출근 시간 지하철은 신문을 수거하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가끔은 좁은 틈을 비집고 승객을 밀쳐가며 선반 위 신문을 가져 간다. 뒤 따라 오는 경쟁자에게 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렇게 수고해서 버는 돈이 얼마일까. 15일 안산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영준(가명) 사장을 만나 들어봤다.
-어르신들이 폐지를 모아오면 얼마나 드리나.
“신문은 1kg에 150원, 파지는 110원으로 계산한다”
-신문이 파지보다 가격이 높은 이유는 뭔가.
“단일 품목이라서 그렇다. A4용지도 값을 잘 쳐 준다. 가격은 변동이 많다. 지역마다 다르고 네 번 하락하면 한 번 정도 오른다. 다른 수입원이 없는 분들은 이럴 때 힘들어 하신다.”
-어렸을 때 모터를 태워 남은 구리선 뭉치를 판 기억이 난다. 고철 값은 어떤가.
“중철은 1kg 210원, 상고철은 370원, 샷시는 1400~1500원, 스테인리스는 1400~1600원이다. 흔히 잡신주라고 부르는 비철금속은 2500원, 꽈배기 전선은 7800원으로 가격이 꽤 쎄다.”
-병도 꽤 나가지 않나.
“소주병 1개가 40원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병 수집은 골칫거리다. 병 박스가 필요하기 때문인데, 그 박스들이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고객 관리를 위해 매입하는 형편이다.”
-그러면 대략 얼마나 버나.
“종이만 가져오면 큰 돈은 안 된다. 보통 고철, 병, 플라스틱 등을 함께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리어카 1대에 가득 싣고 오면 보통 1만원 정도 된다. 건강한 할머니 중에는 그렇게 하루에 4번 오시는 분들도 있다. 보통 두 번 오신다.”
한 달 20일을 일 한다고 했을 때 신문, 고철, 병 등을 모아 한 달? 30~40만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건강 등의 문제로 한 달 20일을 채우는 노인들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사하거나 집 정리를 한 후 직접 재활용품을 차에 싣고 오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주변에 폐지 줍는 할머니·할아버지께 부탁해서 그 분들을 돕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