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방송장악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문화방송 방송강령

“지난 5년 동안 당신들이 그랬지 않았나?”

[아시아엔=편집국]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방송계 일각에서 ‘방송장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27일 “문재인 정부 시절 공영방송들이 과거 보수정부 시절을 능가할 정도로 정권의 편에 서서 편파방송을 계속해 왔음은, 그 사람들만 빼고는 다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5년간의 방송장악에 대해서는 한번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적 없던 사람들이, 거기에 가담했던 사람들일수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로테스크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시대의 풍경”이라며 “(그들은) 인수위원회가 방송계 사람들과 간담회만 추진해도 ‘방송장악 시도’라고 비난한다. 나는 이 광경을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고 썼다.

유씨는 “‘지난 5년 동안 당신들이 그랬지 않았느냐’고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며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김어준의 활약상을 보면서 받았던 것은, 한 시대 속에 갇혀버린 모멸감이었다. 그 상황에 눈감고 즐기며, 비판 한번 한 적 없던 당신들은 방송장악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마무리했다.

다음은 페이스북 글 전문

벌써부터 더불어민주당과 방송계 일각에서 ‘방송장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이다. 인수위원회가 방송계 사람들과 간담회만 추진해도 ‘방송장악 시도’라고 비난한다. 나는 이 광경을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영방송들이 과거 보수정부 시절을 능가할 정도로 정권의 편에 서서 편파방송을 계속해 왔음은, 그 사람들만 빼고는 다들 아는 사실이다. 지난 5년간의 방송장악에 대해서는 한번도 비판의 목소리를 낸 적 없던 사람들이, 거기에 가담했던 사람들일수록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그로테스크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시대의 풍경이다. 나는 적어도 그들은, 이제와서 방송장악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언젠가는 올 것을 알았기에 나는 페북에서 여러 차례 이런 얘기들을 해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똑같은 행태가 그것도 공영방송들에 의해 반복되는 광경을 보면서 …. 참, 번갈아 가면서 똑같이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고도 후일 정권이 다시 바뀌게 되면 그때 가서 방송장악 운운하는 얘기들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도 욕했지만 어차피 공영방송은 정권 편이라는 것이 지금 KBS 책임자들의 철학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시대가 오든 부끄러울 것이 없고 당당할 수 있는, 일관된 사람들을 보고 싶다.” (2020년 2월 6일)

“KBS, MBC, TBS 같은 공영방송들은 어떤 정권 아래에서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균형있게 반영하는 것이 원칙인데 방송 종사자들은 이를 번번이 망각한다. 나는 MB- 박근혜 시절의 방송장악을 누구보다 비판했던 사람이지만, 훗날 정권이 바뀌고 당신들이 방송장악 비판할 때 더는 당신들의 편을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들 똑같은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2021년 4월 8일)

물론 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공영방송이 정권과 한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군을 바꿔가면서 충성하는 공영방송의 흑역사를 끝낼 수 있는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설혹 다음 정권에서 방송장악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는 상황이 생겨난다 해도, 이제는 그런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들의 편을 들 아무런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대신 나는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지난 5년 동안 당신들이 그랬지 않았느냐.”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김어준의 활약상을 보면서 받았던 것은, 한 시대 속에 갇혀버린 모멸감이었다. 그 상황에 눈감고 즐기며, 비판 한번 한 적 없던 당신들은 방송장악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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