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변두리 ‘다 시’ 마을 대장장이의 꿈

<사진=‘단 트리’ 제공>

[아시아엔=란 퐁 베트남 ‘단 트리’ 기자] 하노이 외곽 하동 지역 누에강 유역 ‘다 시’(Da sy) 마을. 이 곳의 대장장이 수 천명은 수 세기에 걸쳐 전통 공예를 잇고 있다.

싸구려 모조품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진품의 가치를 지켜내고 있는 이 마을은 고급 수제 칼과 가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의 손을 거친 제품들은 일반 가정집은 물론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다.

다 시 마을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전통 공예품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마을의 좁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장장이들의 망치 두들기는 소리가 관광객을 유혹한다.

마을의 대장장이 트란 반 트랑은 이 곳의 “우리 조상들은 17세기 말부터 금속공예를 시작했다. 선조들은 처음엔 전쟁용 창과 칼 등 무기를 생산했지만, 평화를 되찾은 후에는 갈퀴, 괭이, 쟁기 같은 농기구와 칼, 가위 따위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좋은 품질의 쇠붙이를 만들기 위해선 여러 단계의 과정을 엄격히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질 좋은 강철을 골라야 한다. 그 다음 강철을 대장간에서 석탄 회 불에 넣어 특정 온도에서 달궈야 한다. 그리고는 달궈진 강철을 장작 재(목회) 안에 넣고 천천히 식힌다. 마지막으로 불순물을 깨끗이 닦아낸 후 날을 세워준다.”

<사진=‘단 트리’ 제공>

트랑은 “다 시 마을에서도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해 일부 현대기술을 사용하지만, 수작업의 비중이 여전히 높아 시중의 제품과 차별화 된다”고 말했다. 트란 반 트랑에 따르면 이 마을의 2000여 가구가 금속공예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지만, 전업은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는 “일은 고되고 수입은 적어 마을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고 있다. 금속공예품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후손들에게 전통을 물려주려 버티고 있어 그나마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랑은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아들이 내 뒤를 잇겠다고 해 무척 기쁘다. 아들은 공예품 제작 외에도 마을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사와 협업하고 있다. 젊은이들 중에서도 우리의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어 고맙다”고 덧붙였다.

트란 반 트랑은 끝으로 다음과 같은 바람을 건넸다. “정부의 관련 당국이 전통공예 방식을 보존하고 환경오염도 방지할 수 있는 현대식 작업장을 지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코로나19가 물러나면 전세계 각지의 사람들도 베트남의 특별한 공예를 체험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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