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코멘트] 문대통령 조화도 사절하는 백기완의 마지막 길

생전의 백기완 선생

지난 15일 별세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화나 근조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 장례위원회는 “선생님 뜻에 따라 조화를 받지 않는다. 선생님은 (생전) 조화를 보낼 값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부터도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거절했다고 한다.

19일 오전 8시 발인식에 이어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하는 고인은 1979년 쓴 책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에서 쓴 대로 ‘역사발전에 당당한 주체’로 살다가 떠났다. 장례식장 화환 숫자와 출처로 고인의 삶을 재단하는 가볍디 가벼운 세태에서 대통령 화환도 사양하는 선생의 기개가 늠름하다.

백기완 선생 빈소에서 시민들이 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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