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미스터리···대통령 모습 감추고 코로나19 확진자는 6명뿐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인이자 부통령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니카라과 마나과 거리에서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4세 오르테가, 한달 가까이 모습 안 드러내…온갖 루머 
봉쇄·통제 없는 니카라과, 공식 코로나19 확진자는 6명뿐

[아시아엔=편집국] 코로나19 확산 국면 속에서 중미 니카라과에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특파원 발로 9일 보도했다.

위기 극복을 지휘해야 할 대통령은 한달 가까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봉쇄나 격리 조치가 전무한 상황에서도 공식 코로나19 확진자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라프렌사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다니엘 오르테가(74) 니카라과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달 12일. 당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중미 지도자 간의 화상회의 이후로 대통령 모습을 볼 수 없다.

이후 정치적 동지인 하신토 수아레스 의원의 장례식에도 오르테가 대통령은 불참했다.

대통령을 대신해 부통령이자 영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가 국영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책 등 정부 입장을 전하고 있지만, 그 역시 얼굴을 드러내진 않고 있다.

야권 지도자인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결단력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에 권력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1979∼1990년 1차집권 후 2007년부터 다시 장기집권 중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그 전에도 몇 주씩 모습을 감췄다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속에 각국 대통령이 평소보다 자주 대국민 담화나 비상회의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의 부재는 온갖 추측을 낳고 있다.

고령의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이거나 입원 중이라는 설부터 심지어 사망했다고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고 라프렌사는 전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평온한’ 니카라과의 모습도 미스터리다.

인구 660만명인 니카라과의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6명, 사망자는 1명이다. 북한이나 투르크메니스탄처럼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하고 있진 않지만 확진자 수가 매우 천천히 늘고 있다.

 

무리요 부통령의 지휘 속에 니카라과가 취한 코로나19 대응책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매우 약하다. 입국제한이나 격리 조치도 없고 학교나 상점도 계속 문을 연다. 일부는 관중 없이 치러지기도 하지만 야구와 축구 경기도 계속된다.

4월 5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마나과에서 열린 축구 경기 [EPA=연합뉴스]
정부는 12일 부활절 행사나 시위 참여를 독려하기도 한다. 전 국민이 집에만 머물도록 하는 나라에서도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빈국 니카라과에서 공식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자 오히려 안팎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정부의 격리 권고 없이도 국민이 알아서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다.

EFE통신에 따르면 전날 마나과에서 한 남성이 대낮에 시장을 걷다 고열 증세를 호소한 후 쓰러져 사망하는 일도 발생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했다고 현지신문들은 보도했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니카라과의 대응과 코로나19의 검사, 추적, 보고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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