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 대통령 ‘조선일보’ 창간100주년 축사···”국민 통합에 앞장설 때 가장 빛났다”

2019년 신문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규성 기자협회장, 이병규 신문협회장, 문 대통령, 김종구 편집인협회장, 방 사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축하합니다. 지난 100년, 조선일보의 지면에는 대한민국 영욕의 역사가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우리의 영광과 치욕, 애환과 분노가 매일 아침 조선일보와 함께했습니다.

3·1 독립운동으로 상승한 민족의 기운에 힘입어 1920년 조선일보가 ‘신문명 진보주의’를 표방하며 창간되었습니다. 창간된 해부터 모두 네 차례 정간을 겪을 정도로 조선일보는 반일 민족주의에 앞장섰고, ‘조선 민중의 신문’이라는 기치를 세웠습니다.

1927년에는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의 통합으로 이루어진 최대의 항일 민족운동단체, 신간회 결성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소설가 현진건, 염상섭, 심훈, 시인 김기림, 백석, 이육사 등 당대에 손꼽히던 문인들과 지식인들이 조선일보의 기자로 활약했습니다. 또한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만해 한용운의 ‘흑풍’ 등 최고의 문학 작품들을 연재하며 겨레의 울분을 달래주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조선일보는 국민의 곁에 있었습니다. 1995년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캠페인으로 정보통신 강국의 미래를 준비했고,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다시 뛰자’ 캠페인으로 국민에게 용기를 불어넣었습니다. 2007년 ‘북한 결핵어린이돕기’와 2014년 시작한 ‘통일 캠페인’은 높은 분단극복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여러분, 임직원 여러분, 조선일보의 영향은 매우 크고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통합을 위한 역할입니다. 국민 통합에 앞장설 때 조선일보는 가장 빛났습니다.

100년 전 선조들이 3·1독립운동으로 힘을 모아 불의와 억압에 맞섰던 것처럼, 지금 온 국민이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의 시민들, 각계각층 남녀노소 모두가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희망과 용기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위기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될 때입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방역진과 의료진, 공감과 연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국민들을 격려하고, 분열을 막아내는데 조선일보가 앞장서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100년 언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입니다. 한 세기 동안 국민의 곁을 지켜온 조선일보가 공정한 언론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세기를 열어낼 것이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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