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메뚜기 떼 습격으로 국가비상사태 선포

메뚜기떼

[아시아엔=편집국] 파키스탄 정부가 1월 31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메뚜기 떼 퇴치에 나서고 있다. 작년 12월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에서 창궐한 메뚜기 떼가 홍해를 건너 파키스탄으로 넘어와 큰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일부 지역에도 몰려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월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메뚜기 떼 출현은 최근 25년 사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막대한 양의 작물과 사료를 먹어치우는 메뚜기 떼는 ‘사막 메뚜기’(desert locust)라는 종으로 1㎢ 넓이에 최대 8000만 마리가 뭉쳐서 날아다닌다. 이 정도 무리의 메뚜기 떼는 하루 3만5000명분의 식량을 먹어치울 수 있다. 마리당 몸무게는 2g에 불과하지만, 매일 자기 몸무게만큼의 곡식을 먹는 왕성한 식욕을 갖고 있다. 잡식성으로 쌀·보리는 물론 옥수수·목화·바나나·나뭇잎 등 채소·과일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들판이 황폐화된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동아프리카에 예년보다 훨씬 고온다습한 이상 기후가 나타나면서 메뚜기 떼가 번식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막 메뚜기는 3~6개월 생존해 한 해 동안 많으면 4세대에 걸친 번식이 이뤄진다. 한 세대가 넘어갈 때마다 10~16배 가량 개체가 불어난다. FAO는 “오는 6월까지 메뚜기 떼 규모가 500배 수준으로 커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막 메뚜기 떼는 바람을 타면 하루 150㎞ 이동도 가능해 확산속도도 빠르다.

이에 따라 동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서 메뚜기 떼로 인해 심각한 식량 수급난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소말리아 정부도 2월 2일(현지시각) 메뚜기 떼가 기승을 부려 사람과 가축용 식량이 모자라게 됐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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