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실 ‘포항지진 특별법’

정부연구단의 ‘촉발지진’ 결과보다 앞선 민간공동조사단 활동 돋보여
청와대 국민청원 등 범대위 중심의 시민 한목소리에 국민의 관심 집중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역을 흔들었던 지진이 발생한지 2년이 넘은 지난 27일, 온 국민의 관심 속에서 52만 포항시민이 간절히 열망하던 ‘포항지진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사실상 법 제정이 확정됐다.

포항시민들은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연내에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데 대해 일제히 환영하며, 하루빨리 지진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와 피해구제가 이루어져서 지역경제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그동안 피해의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공동체가 더 강한 결속력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지진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구제의 길이 열리면서 다시는 이 같은 고통이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포항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내딛는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지진피해의 고통을 묵묵히 참아내며 함께 노력해 주신 피해주민과 시민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포항시민들은 이번 지진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포항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장량동에 사는 박현숙(61) 씨는 “지난 2년간 고통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하나 된 우리 시민의 목소리가 분명히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시와 시민들은 지진의 원인을 규명하고 특별법의 제정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지칠 줄 모르는 열의를 가지고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점은 포항시가 지난해 4월, 포항산업과학연구원·포스텍·한동대 등의 교수와 변호사,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11.15지진·지역발전공동연구단’을 구성하고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에 앞서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혀내고 시민보고회까지 열었다.

이들의 발표가 있은 지 3개월 후인 지난 3월 20일, 국내외 지진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지진은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된 정부의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소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물 주입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로 자연발생적인 지진과는 다르다.”라고 발표하고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지진의 원인으로 제기된 지열발전소의 철저한 조사로 시민 여러분의 불안을 하나라도 덜어드리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철저히 시민 중심으로 정부의 정밀조사단과 소통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공동연구단을 출범시켰다.

뿐만 아니라 ‘포항 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은 지진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시민들은 지난 3월 22일 지진특별법 제정을 위한 청와대 특별법 제정 국민청원을 시작으로, 4월 2일에는 지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범시민결의대회를 포항에서 개최하는 등 각종 토론회와 공청회를 비롯해 지진포럼 및 심포지엄, 국회 항의 방문 등을 연이어 갖는 등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공원식 범대위 공동위원장은 “지진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하고, 앞으로 시행령 내용이 충실하게 제정되고, 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30일, 이강덕 시장과 서재원 포항시의회 의장, 범대위 주재로 지진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인 입장과 향후 계획 등 전반적인 관련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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