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회과학회 빙젱 부회장 “중국서 조선족 큰 역할”
빙젱 길림미디어그룹 대표 인터뷰
중국사회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길림미디어그룹 빙젱(55, ?正) 대표는 “중국의 조선족들은 중국혁명과 건설에 적극적인 기여를 했고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4만5000여명이 희생되며 정치적인 명예를 얻었다”며 “교육 분야에서도 인재들이 많다”고 했다.
빙젱 대표는 지난 3월20일 창간한 길림신문 한국판 <코리아투데이> 창간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밝히고 “중국의 조선족 가운데 인민해방군의 조남기, 교육가 림민호, 학자 박문일, 작곡가 정률성, 배우 김염 등 중국사회에서 위상이 높은 분들이 많아 중국의 자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추가로 이뤄졌다.
-올해 시진핑 주석의 취임을 계기로 중국의 정치 군사적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는가.
“중국 공산당과 중국정부의 기본정책과 방침은 한결같으며 연속성을 갖고 있다.”
-한중 FTA가 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국은 최근 제주도와 전라남도에 부동산과 에너지 시설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FTA는 두 나라 경제무역 발전에 유리하며 한중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할 것이다. 또 중국 기업은 한국시장에 큰 매력을 갖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에 투자하는 것처럼 정상적인 기업행위는 양국 경제발전에 유리하다.”
-중국인으로서 21세기 중국의 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중국은 2017년까지 ‘제12차 5개년계획’을 내놓았다. 중국은 2020년에 샤오캉사회(小康社?, 기본적으로 불편함이 없는 사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때 중국의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넘게 될 것이다. 그 목표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중국 조선족의 위상은 어떤가.
“중국에는 56개 민족이 있다. 중국정부는 민족정책을 제정하고 평등과 단결을 중시하며 민족자치를 실시하고 있다. 소수민족 간부를 양성하고 언어와 문자를 발전시키며 소수민족의 종교를 존중한다. 조선족은 중국혁명과 건설에 적극적인 기여를 했다. 일본 침략을 반대하는 투쟁에서 많은 조선족이 희생됐으며 정치적인 명예를 얻었다.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정치협상회의, 조선족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성, 시, 주, 현의 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에는 조선족 대표와 위원들이 있다. 교육에서도 앞장서 있는 인재들이 많다.“
-조선족 가운데 성공한 이들은 누구인가.
“전국정협 전임부주석 조남기 상장, 공군 전임 부사령관 리영태 중장,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전임 주임 리덕수, 중앙통전부 부부장 겸 전국공상련 당조 서기 전철수, 길림성 부성장 김진길, 교육가 림민호, 학자 박문일, 리덕춘, 리병해, 전학석, 김병민, 대학교수 채미화, 작곡가 정률성, 김봉호, 배우 김염, 최건, 아리랑그룹, 무용가 최선옥 등은 중국사회에서 비교적 위상이 높아 중화민족과 조선족의 자랑이 되고 있다.”
-한국의 20대 청년들의 고민은 취업이다. 중국 20대의 고민은 무엇인가.
“인구가 많은 중국도 한국처럼 청년들 취업이 사회적 문제다. 중국 젊은이들은 국제화와 현대화에 적응하면서도 중화 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중국 길림신문이 최근 한글판 신문 <코리아투데이>를 창간했다. 첫 해외판을 한글로 시작한 것이다.
“27년의 역사를 지닌 길림신문이 한글판을 통해 첫 해외진출의 꿈을 실현했다. 중국과 한국의 친선도모와 경제문화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스와 정보를 공유하고 외국인이나 외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 또 재한조선족들의 삶을 제때 조명하고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을 수호해 거주국과의 화합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글판을 발행했다.”
-최근 <인민일보>도 한글판을 창간했는데, 길림신문은 이와 어떤 차별성을 지니나?
“인민일보는 전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지이며 길림신문은 지방지다. 길림신문 한글판은 길림성과 한국의 정보를 주요하게 다루게 된다.”
-중국 길림성의 음식을 소개해 달라.
“길림성에는 특징적인 요리만 해도 100여 가지가 되는데, 한족, 조선족, 만주족, 몽골족, 회족 등 각 민족별로 다양한 음식이 있다. 길림성 음식을 ‘길채(吉菜)’라고 하는데,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해서 소수민족의 음식문화를 종합해 창조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길채는 민족요리, 민속요리, 궁중요리, 산나물요리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상서롭고 길하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이다. 길림성에는 송이버섯, 원숭이머리버섯을 비롯해 산나물과 인삼, 녹용, 청개구리기름, 영지, 불로초 등 귀한 약재가 많다. 천연목장으로 불리는 장백산에는 꽃사슴, 산꿩, 하스마(개구리(林蛙)의 일종) 등을 사육한다. 자희 태후 고향인 이수현 엽혁진(梨???赫?)에는 흰버섯이 생산되며, 연변 홍우(?牛)와 초원 황소가 유명하다.”
-요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이슈는 무엇인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회학 전문가로서 지역격차, 도농격차, 빈부격차 등 사회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 하나는 길림신문을 어떻게 잘 꾸려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빙젱 대표는 “저작권 규정을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한국의 많은 언론 매체들과 제휴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빙젱 대표는 1957년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서 출생해, 길림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길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길림성사회과학원 원장, 길림대 부총장, 길림성기자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좌우세계 사상가 10명>(1988), <자유를 추구하라>(1990), <현대의 삶과 문화>(1996) 등이 있다. 이 책들은 중국 청년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